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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문즉답 ‘그대를 나는 이해합니다’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누군가의 고통 앞에 중립을 지킬 수는 없습니다.”
지난해 뜨거웠던 8월, 세월호 현장을 찾았던 교황은 정치성의 우려를 지적한 질문에 노란 리본을 단 채 이렇게 말했다.

부드럽고 환한 미소와 말로 삶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 전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1주년을 맞아 교황의 새로운 메시지를 담은 책, ‘그대를 나는 이해합니다’가 가톨릭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교황 방한 당시 관련도서 중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던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를 번역해 엮어냈던 진슬기 신부와 삽화를 그린 임의준 신부가 다시 뭉쳐 펴냈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청년 실업자와 노동자, 사제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물음에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책은 날카롭지만 따뜻하고 명확한 교황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

신앙인이지만 종종 삶의 회의가 든다고 말하는 청년에게 교황은 먼저 “그럴 수 있다”고 공감하며, 시류에 흔들리지 말고 건설적인 일을 하라고 권한다. “비록 작은 것일지라도, 우리를 하나로 모으고 우리 생각을 하나로 일치시키는 일들을 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삶에 회의가 들 때 최상의 해독제입니다.”

밝은 미소 그 자체로 행복바이러스를 전한 교황은 강론 여러 곳에서 웃는 얼굴, 참 기쁨을 강조하는게 인상적이다.
“시절이 하 수상하니 웃는 얼굴은 고사하고 평온한 얼굴를 하는 것도 왠지 부끄러울 때가 있”다고 고백한 교황은 “정말 제대로 문제를 밝히고 해결하려면 분노한 상태보다는 평온하고 기쁜 상태가 더 이로울” 것이라고 권한다. 성인 성녀는 결코 우울한 얼굴을 하지 않는다는 것. 참 기쁨은 기도와 감사에서 나온다며, 교황은 삶에서 받은 좋은 것들을 생각해보라고 조언했다.

교황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위협에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최상의 대응 방법은 늘 부드러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니까 겸손하고 온유하게, 마치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빵처럼 말이지요.”
그러나 교황은 자신도 테러의 위협에 두렵고 약한 존재이며, 정말 겁이 많다고 고백한다,

사회의 부패에 대해선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부정부패를 행하느니 차라리 죄를 지으“라고 말할 정도다.
표현의 자유는 꼭 필요하고 다만 자유를 신중하게 사용해야한다고도 강조한다. 누군가를 끊임없이 모욕하거나 도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교황은 교회의 병적 상태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 중 하나는 ’정신적 영적 화석화‘라는 병. 교황은 이를 “돌과 같은 마음과 뻣뻣한 머리를 지닌 사람들의 고질병”이라고 꼬집는다. “내적 고요함과 활기 그리고 담대함을 잃은 사람들, 그저 ‘지침’을 따르며, 하느님의 사람으로 사는게 아니라 ‘관행만을 따르는 기계’가 되어버린 사람들”이라며, “우는 사람을 위해 같이 울어주고, 기뻐하는 사람과 함께 기뻐하는 인간적 감수성을 잃으면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이 책에는 지난해 한국 방문 중 뜨거운 감동을 주었던 강론들이 부록으로 들어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의 기도’, 교황의 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날짜별 색인도 넣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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