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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가 하숙집의 부활
원룸 과잉공급으로 임대료 수익 하락…학생들, 식사·관리비 절약 등 윈윈
개강을 한달 앞두고 대학생들의 ‘방 구하기’ 전쟁이 시작된 가운데 대학가 인근 아파트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놓는 하숙이 등장하는 등 달라진 풍속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래미안라센트 전용 84㎡에 사는 60대 여성 A 씨는 최근 방 3개 중 작은 방 하나를 보증금 200만원에 임대료 40만원으로 중개업소에 내놨다.

고려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숙을 친 것이다. 인근 삼주공인 관계자는 “최근 들어 아파트나 연립주택에서 혼자 사는 여성들이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빈 방을 내놓는 경우가 늘었다”며 “보증금 낼 여력이 없는 학생들에게 아파트 내 헬스클럽 등 편의시설까지 이용할 수 있는 이런 형태의 방이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일부 집주인들은 빨래나 식사까지 제공하는 등 하숙개념으로 집을 내놓고 있다”고 했다.
개강을 앞두고 대학생들의 방구하기 전쟁이 시작된 가운데 대학가의 달라진 하숙 풍속도가 눈길을 끈다. 고급 아파트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부분임대가 등장하고 있고, 원룸 공급과잉 속 하숙을 다시 하겠다는 집주인도 나타났다. 사진은 고대인근 원룸촌.

이런 경향은 고려대 인근 뿐만 아니라 대학들이 밀집한 신촌일대에서도 나타난다. 신촌대표 공인 관계자는 “신촌쪽에서는 연립주택이나 빌라에 사는 노인들이 방 하나를 학생들에게 내주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학생들 입장에서는 몇만원씩 하는 관리비를 내지 않고 식비도 일부 아낄 수 있어 전반적으로 주거비를 절약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공급과잉으로 임대료를 낮출 수 밖에 없는 원룸에 비해 하숙이 수익률 측면에서 낫다는 판단에 따라 하숙을 치는 집주인들도 있다. 원룸과 하숙을 합한 형식의 개념이다. 40만~50만원 수준의 임대료로 보증금 대신 한달치의 임대료를 더 받거나, 100만~200만원 수준의 보증금을 받는 식이다. 고대 인근 아줌마공인 관계자는 “고대에서는 하숙집이 3~4년전부터 거의 사라졌다가 올해들어 하숙을 놓길 원하는 이가 많아졌다”며 “각 방에 화장실 등이 들어가야 하는 원룸의 경우 한층에 5실 정도 밖에 못넣지만, 하숙의 경우 한층에 화장실 한 두개 씩만 있어도 돼 8실 정도가 들어간다. 수익률 측면에서 나은 점이 있다”고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대학이 밀집한 마포구, 서대문구, 성북구의 경우 지난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375건의 도시형생활주택 준공승인이 났고, 6307실이 새로 입주를 시작했다.

과거 원룸의 경우 풀옵션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들어선 풀옵션보다는 옵션이 없어지거나 부분옵션 형태의 원룸이 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명목상의 임대료를 조금이라도 낮춰보자는 것이다. 고대인근, 신촌일대 부동산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대학생 대상원룸의 임대료는 5만원 정도 내려간 상태다. 고려대 인근 스마트공인 관계자는 “물량과잉으로 원룸 임대료가 어느정도 낮아졌지만, 풀옵션보다는 부분옵션을 통해 임대료를 조금이라도 더 낮추겠다는 주인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전세는 사라진지 오래다. 그나마 하나둘씩 나오는 물건들은 지하층이나 월세로 내놔도 학생들이 찾지 않는 물량들이다. 아줌마공인 관계자는 “전세물량은 거의 없고 전세가 나와도 노후화가 심하거나, 지하층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며“그마저도 많이 없다”고 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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