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목표는 세계적인 한의학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설립 이래 첫 여성 기관장인 이혜정<사진> 원장은 7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의학계에서 한의학에 관심을 갖게 하고, 또 한의학을 배우러 우리나라에 올 수 있도록 연구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피플 이사람]이혜정 한국한의학연구원장-copy(o)1

이 원장은 한의학연 최초 여성 기관장이외에도 국내 최초 한의대 여성 교수(경희대 한의학과), 한의계 최초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비 수주, 한의계 최초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선출 등 줄곧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녔다. 이 원장은 “한의학 연구에 빠져 쉼 없이 달리다보니 어느새 그렇게 됐다”며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하다보면 새로운 인생의 의미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이 원장의 남다른 열정은 재임기간이 9개여월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기간속에서도 항암제 부작용 중 하나인 신경병증성 통증에 대한 전기침 효능 규명과 뜸의 무릎 관절염 치료 효과 입증, 당뇨병성 망막증 치료 물질 및 혈전증 예방ㆍ치료 물질 기술 이전 등 굵직한 연구성과로 이어졌다.

이 원장은 “취임식에서 강조했던 것처럼, 성과 창출 경영과 수요자 중심의 연구, 창의적 융복합 연구 활성화, 개방적 대내외 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한의학연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한 것이 학제간의 융합이었다”며 “이는 한의학의 과학화가 중요하고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한의학만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이 원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한의학적 통합 예방관리 시스템 구축과 노인성ㆍ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 등 한의 예방ㆍ치료 원천기술 확보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로인해 이 원장은 취임 이후 일반적인 병원 검사로는 몸의 특별한 이상을 발견할 수 없지만 다양한 형태의 자각 증상을 가지고 있는 반(半) 건강 상태인 미병(未病)관리를 통한 맞춤형 헬스 솔루션 개발과 난치성 질환(4대 중증질환) 및 노인의학 분야 치료기술 개발 프로젝트 등을 진행 중 이다.

특히 동의보감 등 한의서에 기록된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부분을 현대 과학적인 연구방법을 통해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ICT 융합 대체한약 자원확보 사업인 ‘K-herb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민족 최고의 의서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동의보감을 400년 만에 전면 수정보완하는 ‘신동의보감’사업도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다

또 지난 5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보완의학연구학술대회를 주관해 25개국 580여명의 전문가가 우리나라로 집결, 한의학의 국제적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이 원장은 “한의학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시키고 위축된 한의약 산업을 활성화시키는데 시대적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특히 무엇보다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은 한의학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