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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변호사 30년만에 2200배 늘었다
1980년 2명·1989년 5명…2001년에야 세자릿수 첫 진입
올 7월말기준 전체의 22%…女변호사 1호는 故 이태영박사
황산성·강금실등 정관계 활동 두각…시민단체등 각계 두루 포진도



‘여풍(女風) 당당.’ 최근들어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과가 공개될 때마다 언론의 머리기사를 장식하는 문구다.

사법시험 합격자 10명 중 3명, 변호사 5명 중 1명이 여성일 정도로 여풍이 거세진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여성 변호사들은 수(數)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로 활발히 진출하며 단연 두각을 보이고 있다.

▶女변호사 30여년만에 2200배↑=법조계의 ‘여풍’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것처럼 인식되지만, 사실 여성 변호사 수는 1989년까지만 해도 두 자릿수가 되지 못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1954년∼1979년 여성 개업변호사는 단 1명에 불과했다. 1980년 2명으로 늘어난 뒤 1988년 3명, 1989년 5명, 1990년 10명으로 소폭 증가했을 뿐이다.

세 자릿수에 진입한 것은 2001년(133명)의 일이고,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09년에야 1013명의 여성 변호사가 등록돼 네 자릿수를 돌파했다.

같은 해 여성 변호사 비율도 전체의 10.5%를 기록, 처음 10%선을 넘었다.

대한변협의 작년 3월 조사에선 여성 변호사 수가 3556명으로, 전체의 20.9%를 차지했다.5년 만에 여성 구성비율이 10%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올해까지 이어져 지난 7월 25일 기준으로 여성 변호사는 4415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총 변호사수 1만9811명 중 여성 비율은 22%에 이른다. 여성 변호사 인구가 61년 만에 4400배 폭증한 셈이다. 처음 2명이 된 1980년과 비교해보면 35년 만에 2200배 가까이 불어났다.

▶1호 女변호사 이태영 박사=대한민국 1호 여성변호사는 고(故) 이태영 박사(1914~1998)다. 고등고시 사법과를 합격하고 1954년 변호사가 된 그는 최초 여성 법조인이자 인권운동가의 삶을 살았다.

최근엔 실력을 두루 갖춘 여성 변호사들이 늘어나면서 법조계의 ‘금녀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철옹성 같던 대법원에도 여성 변호사가 발을 내딛고 있다.

(왼쪽부터) 대한민국 1호 변호사 故 이태영 박사, 판사 출신 변호사 박보영 대법관

판사 출신인 박보영(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는 김영란(10기)ㆍ전수안(8기) 전 대법관에 이어 국내 사법 사상 여성으로는 세 번째로 2012년 대법관 자리에 올랐다.

여성변호사회 회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던 중 발탁된 박 대법관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가사 사건 전문가로 이혼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평을 받는다.

▶정관계 진출 활발=여성 변호사들이 두드러지게 활약한 분야는 단연 정ㆍ관계가 꼽힌다. 문민정부 시절 환경처 장관을 지냈던 황산성 변호사(2기)는 1980년 부산에서 변호사로 개업한 이듬해 국회의원이 됐다.

국내 여성검사 1호인 조배숙 변호사(12기)도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냈다. 파격 발탁으로 화제가 됐던 강금실 전 법부무 장관(13기)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왼쪽부터) 첫 여성 사법부 수장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전 청와대 정무수석 조윤선 변호사

전현희 변호사(28기)는 국내 최초의 의사 출신 법률가로 이름을 알렸다. 치과의사 생활을 하다 뒤늦게 사법시험에 도전한 전 변호사는 의학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여성 변호사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23기)은 국회의원과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다. 야당에서는 추미애(14기), 진선미(28기), 이언주(29기) 의원이 대표적이다.

▶시민단체 등 각계 포진=시민단체 등 사회 전반으로 활동범위를 넓혀가는 여성 변호사들도 눈에 띈다.

김남희(32기) 변호사는 2011년 8월부터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에서 활동 중이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김 변호사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오다 남편의 유학으로 2년 간 외국생활을 경험하며 시민단체 활동가로 전직했다.

(왼쪽부터) 여성검사 1호 조배숙 변호사, 인권위 비상임 인권위원 이은경 변호사

법무법인 산지의 이은경(20기)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외래교수와 한국여성변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 인권위원으로 임명됐다.

이혜정(41기) 변호사는 한국성폭력위기센터 변호사, 천주교성폭력상담소, 수원 여성의전화 변호사로 활동하며 시민단체 활동과 변호사의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대한변협 이주여성 법률지원단으로 활동하는 한편 주민등록번호 변경 헌법소원, DNA 신원확인 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헌법소원 등을 내기도 했다.


양대근ㆍ강승연ㆍ김진원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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