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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ㆍ유사수신 결합한 ‘다단계’ 사기 기승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1. 4일 서울 광진경찰서는 한 중국업체의 주식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총 1500여명에게 158억원을 받아 챙긴 다단계 사기 일당을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투자를 종용한 중국업체는 불법 자금 모집으로 공안에 체포돼 운영되지도 않는 곳으로 드러났다.

#2.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전국 각지에 ‘초이스 기부클럽’이라는 이름의 사무실을 연 뒤 가입비로 1인당 12만원을 챙기는 수법으로 6000여명으로부터 6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유모(49) 씨 등 3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3년 안에 가입 회원이 수억명이 되면 5조2000억원의 수익금을 올릴 수 있다며 다단계 방식으로 노인들의 돈을 가로챘다.



다단계 사기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건강식품ㆍ화장품ㆍ의료기기ㆍ생활용품 판매를 넘어 유사 수신 행위와 결합된 형태의 다단계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등 갈수록 그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 요구된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다단계 업체는 109개로, 5년전(67개)에 비해 배 가까이 늘어났다. 총 매출액 규모도 4조4972억원에 달한다.

불법 다단계 업체도 적잖다. 서울시 민생경제과에 따르면 최근 서울 시내에만 무등록 불법다단계 업체가 30여개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액도 수천억원에 달한다.

다단계 사기 수법도 진화 중이다. 예전처럼 판매원 가입을 유도하고 사기를 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최근엔 유사수신 행위와 다단계를 결합해 더욱 교묘하게 사람들의 이목을 속이고 있다.

어디까지나 상품은 ‘미끼’다. 더이상 기존 사기 방식으론 사람들이 속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게임 개발이나 해외 업체 등에 투자하면 배당금 등을 지급하겠다고 접근한 뒤, 이 과정에서 다른 투자자를 소개해주면 추천수당, 후원수당 등을 추가로 제공하겠다는 식이다.

또 최근엔 단순히 ‘고수익’만을 미끼로 꾀는 게 아니라 ‘취업에 도움이 된다’며 대학생들의 불안감을 교묘히 이용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교재, 강의구독권 등을 강매하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다단계인걸 알아도 사기 여부까지 파악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김상전 바른가정경제실천을 위한 시민연대 대표는 “피해자 대부분은 회사 직원들에게 직접적으로 사기를 당하는 경우보다 지인, 친인척 등에게 속는 일이 많다”며 “이들이 자신의 통장에 든 돈을 보여주며 설득하는데 ‘설마 친구가, 친척이 거짓말을 할까’ 믿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주하기 직전까지 약속된 금전 등을 제공하거나 항의하는 피해자에겐 투자금을 돌려주는 등 눈속임을 하는 경우도 적잖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상식 밖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단 유혹이 들어오면 100% 사기라고 의심해야 한다”며, “정부에서도 금융감독위원회에 가욋일처럼 유사수신 관리감독을 맡길 게 아니라 전담 기관을 만들어 피해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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