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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변화가 제2의 아랍의 봄 초래?…獨 공영방송 경고
[헤럴드경제] 기후변화로 인해 중동ㆍ북아프리카(MENA)에서 발생했던 ‘아랍의 봄’과 같은 대규모 소요사태가 재발할 것이라는 경고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자연환경 파괴, 식량난, 물부족 상황이 악화돼 사회ㆍ경제적 불안이 가중되고 정치적 격변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특히 이 지역 국가들과 국제사회가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이슬람국가(IS) 같은 테러조직들이 더욱 발호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은 3일 2011년 MENA 지역을 휩쓴 ‘아랍의 봄’은 현재진행형이며, 기후변화가 이 지역에서 또다시 혁명들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전했다.

알제리의 평화와 민주를 위한 비정부기구인 ASC 창설자 함자 하무셴은 “또다른 혁명이 다가오고 있음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북아프리카에 다가오는 혁명:기후 정의를 위한 투쟁’의 공동 저자인 하무셴은 “시기는 예상할 수 없으나 북아프리카의 부정적 상황이 기후위기로 악화되고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하무셴에 따르면 MENA 지역은 예전보다 더 자주 장기간 계속되는 가뭄과 대규모 홍수 등으로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 불확실한 미래로 내몰리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 패널(IPCC) 보고서도 MENA 지역이 더욱 덥고 건조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온상승과 강수량 감소로 가뭄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IPCC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이 지역에서 2025년까지 8000만~1억명이 추가로 물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수자원 고갈도 덩달아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금세기말까지 해수면이 0.5m 상승해 튀니지, 카타르, 리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이집트의 해안 저지대가 특히 위험한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은행은 이로 인해 농업과 관광산업 등의 피해와 함께 정부 및 경제주체들의 개혁이 지체되고, 고유가로 얻는 혜택이 상쇄될 것이라며 지원과 협력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시민단체 ‘무슬림 환경감시’의 모세 테드맨은 도이체벨레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아프리카가 당면한 심각한 ‘환경 안보적 위험 요소’로 물, 에너지, 음식, 토지 황폐화, 사막화 등 5가지를 꼽았다.

테드맨은 “사막이 점차 넓어지며 사람들의 거주공간을 침범하면 이들은 대도시로 몰려들게 되고 이로 인해 매우 한정된 자원들이 더 부족해지고 높은 실업률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며 “이 지역 나라들의 정부는 이를 시한폭탄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주민들의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파괴와 관련해 기업이나 정부에 격렬하게 항의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예를들어 알제리 정부는 사하라 사막마을 아인 살라에서 프랙킹 기술을 이용해 셰일가스 시추를 하려다 지난 5월 주민들의 봉기에 가까운 저항에 부딪쳤다.

한편, 국제정치 전문 인터넷매체인 IPD도 3일 ‘MENA 지역의 기후변화와 불안정화’라는 기사에서 “기후변화가 이 지역을 더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으며 이미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IPD는 “이 지역 국가들이 기후변화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IS나 알카에다 같은 비국가 테러 조직들의 힘이 더 세지고 이 조직들이 핵기술과 핵분열물질까지 탈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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