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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택배는 걸어서 배송하라”는 아파트 주민들
[HOOC=서상범 기자]한 아파트 단지 측이 택배차량 진입을 막고 ‘걸어서 배송하라’는 통보를 해 택배 업체 측에서 택배를 반송조치한 일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 택배업체가 판매자에게 반송하며 붙인 안내문이 올라왔습니다. 택배 업체는 “해당 배송지 아파트는 택배차량 진입 금지로 모든 택배사들이 배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안내문에 적었는데요.

온라인 커뮤니티

이어 택배 업체는 “해당 아파트에서는 아파트 단지 내 지상에 차량이 출입하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 지상에 주차장도 없다. 이런 이유로 택배 업체들에게 ‘걸어서 배송하라’고 통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아파트 단지의 통보에 대해 택배 업체 측은 “택배기사는 노예가 아니고, 정당하게 (아파트 단지로) 차량을 진입시켜서 (택배를) 배송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같은 통보를 받은 업체는 CJ대한통운, 한진택배, 현대택배, 로젠택배 등 주요 택배업체 4곳이었습니다.

해당 조치를 취한 아파트가 어느 곳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정보가 없어 알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최근 지어진 아파트 중 택배차량의 아파트 단지 진입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택배업계의 이야기입니다. 특히 지상 주차장을 없애고 그 공간을 녹지 공간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이런 아파트들이 택배 차량의 단지 진입을 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류작업 중인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집중국 직원들

실제 A 아파트의 경우 커뮤니티를 통해 주민들이 입을 모아 택배 업체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우리 집엔 아이가 있기 때문에 아파트 분양할 때 ‘지상에 차 없는 아파트’라고 홍보한 것을 믿고 계약했다”고 하면서 “그럼에도 택배 차량들이 단지까지 들어와서 차를 너무 위험하게 몰아 아이들이 다칠까 겁난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다른 입주민은 “택배 기사라면 무조건 집 앞까지 택배 물품을 배달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우리 아파트에서 택배 차량 진입을 막아도, 설령 배달해야 할 택배가 많아도 지하 주차장으로 택배 차량을 가지고 들어가서 거기서 배달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이와 같은 의견은 아닙니다. 수원에 위치한 B 아파트 커뮤니티에서도 역시 택배 차량 진입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었는데요. 주민 상당수는 앞선 A 아파트 주민들과 같은 입장을 내놨지만, 일부 주민들은 사뭇 다른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한 주민은 “지난달 초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한 상품의 배송이 늦어져 담당자에게 확인을 해 보니, 우리 아파트는 지상으로 택배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데다 지하 주차장은 출입구 높이 때문에 택배 차량이 통과할 수 없어서 배송에 시간이 더 소요된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때문에 이처럼 택배 차량을 아파트 단지에서 막는 조치에 대해 ‘제 발등 찍는 일’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 주민은 “3500세대나 사는 대단지에 택배 차량을 못 들어오게 하는 건 그냥 택배를 배달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아파트에 무인 택배보관함이 비치돼 있지만, 큰 택배는 들어가지도 않고 경비실에서 맡아주지도 않던데 택배 기사님들 힘들어서 어떻게 하느냐”고 하면서 택배 기사들을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택배 차량의 아파트 단지 내 진입을 막는) 원칙만 고수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hoo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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