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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다…신동빈 중심 가신그룹 vs 신동주 중심 친족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4일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가 열리면서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가신그룹이 본격적으로 결집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제까지 ‘집안 싸움’으로 전개됐던 그룹 경영권 분쟁이 신 회장의 귀국 이후, ‘신 회장의 가신그룹’ 대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친족그룹’으로 확전될 지 주목된다. 다른 재벌들의 경우에도 형제의 난이 발생하면서 나눠진 측근 인사들이 치열한 전투를 치렀던 만큼, 이들 사이의 대결도 점차 본격화될 전망이다.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은 4일 오전 10시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회의를 갖고, 향후 그룹 운영과 이번 경영권 분쟁에 대한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한 것도 아니고 신 회장도 참석하지 않았지만, 신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들이 대거 참석했다는 점에서 전문경영인인 가신그룹이 신 회장과 함께 경영 정상화에 매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폭로전을 펼치며 여론몰이에 나선 것과 달리, 전문 경영인으로서 롯데그룹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세력은 바로 신 회장을 포함한 전문 경영인 그룹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날 사장단 회의를 계기로 신 회장 가신그룹을 중심으로 한 이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신그룹은 그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 회장을 측면 지원했지만,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다. 특히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후 신동주 전 부회장과 총수 일가가 판세를 주도하면서, 수세적인 입장에 몰렸다. 하지만 지난 3일 신 회장이 귀국하면서 반격의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날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가신그룹의 핵심인물로는 이인원(68)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과 황각규(60) 운영실장(사장)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이들은 지난달 중순 있었던 신 총괄회장의 ‘구두 해임’ 대상이기도 했다. 일본 쪽에서는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이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그는 현재 롯데홀딩스 주총에 대비해 일본 광윤사와 우리사주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동빈 회장의 가신그룹이 본격적으로 행동을 시작하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친족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원하는 친족으로는 신격호 총괄회장,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형제가 대표적이고,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 등도 꼽힌다. 신 이사장 등은 지금까지 중립인 것으로 직간접적으로 알려졌으나, 지난달 15일 그룹 전 ㆍ현직 대표 10여명을 불러 신동주 전 부회장 체제 구축에 대해 협조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향후 신동빈 회장의 반격에 맞서 다른 친족 세력을 결집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3일 출국한 신동주 전 부회장의 아내 조은아 씨의 역할도 주목된다. 당초 이날 신 전 부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내 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는 한국에 머물렀다. 이에 일각에서는 동생이 아버지에게 접근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신 전 부회장이 한국에 남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신 일본으로 건너간 조 씨가 주주 설득 작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 경영권 분쟁이 가신그룹과 친족그룹의 싸움으로 확전되면서, 양측의 진실공방 역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양측은 신 회장이 귀국해서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난 ‘5분’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 측은 만남의 분위기가 밝았다고 전했지만, 신선호 사장의 설명은 완전히 다르다. 신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분노해 신동빈 회장을 쫓아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롯데그룹 고위관계자는 “신선호 사장은 롯데그룹 발전 하는 데 아무런 공헌도 하지 않았고 아무런 관련도 없다”며 “일부러 기자들에게 자기 의견 계속 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과거 다른 재벌 그룹에서 있었던 형제의 난을 통해 가신들의 희비도 엇갈린 점을 감안할 때, 양측 가신과 친족들의 진흙탕 공방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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