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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야스쿠니 신사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평화헌법을 깨고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깃발을 새로 꽂은 아베의 일본은 이제 아시아 태평양전쟁을 패전이 아닌 종전, 성전으로 부르고 있다. 입에 담기 꺼려했던 전범들을 고귀한 영령으로 떠받들고 역사왜곡을 노골화하고 있다.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이 시나리오의 중심에 야스쿠니 신사가 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군 최고 통수권자였던 천황을 위해 싸우다 죽은 이들의 영령을 모아 놓은 곳이다. 1869년 당시 ‘영혼을 위로하는 신사’란 초혼사(招魂社)에서 1879년 정국신사(靖國神社)로 이름이 바뀌었다. 정치인의 신사참배가 주변국 갈등의 요인이 된 건 2001년 고이즈미 총리 때부터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의 수많은 신사와 격이 다르다. 일본 황실이 참배하는 ‘신사 중의 신사’이며, ‘유슈칸’이라고 하는 전쟁박물관까지 둔 군사적 성격을 지닌 신사다. 이 곳에는 모두 246만여명의 전몰자가 합사돼 있는데 특히 제2차세계대전 때 A급 전범으로 사형을 당한 도조 히데키 등 14명이 합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여기에는 2만1000여명의 조선인과 대만인 등 외국인들의 영령도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강제로 합사돼 있다. ‘일본 육군의 아버지’로 불리는 오무라 마스지로의 동상을 비롯, ‘유슈칸’에는 자살 특공대인 가미카제 대원의 동상, 위령탑 등 전범들의 동상과 유품들이 전시돼 전쟁을 추억하고 미화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 이곳에서 역사왜곡은 거리낌이 없다. 청일전쟁을 조선의 독립과 안정을 위해 청나라와 벌인 전쟁으로 버젓이 소개하고 있다. ‘일본도 전시실’에는 자살특공대를 제안한 오니시 다카지로가 8월16일 할복자살할 때 쓴 칼이 소장돼 있다. 일본에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활동해온 권철씨가 10년 동안 야스쿠니를 기록해 펴낸 사진집 ’야스쿠니‘는 일본의 겉과 속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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