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머징마켓 통화 급락 2제> 링깃화<말레이시아 화폐단위> 亞금융위기 수준 폭락
강달러·총리비리 의혹등 악재겹쳐
말레이시아 링깃화 가치가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수준으로 폭락했다. 줄줄이 약세인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운데서 링깃의 하락폭은 최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강달러 기조, 말레이시아 국영투자회사 1MDB의 부실과 나집 라작 총리 비리 의혹,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장 신뢰도 하락 등 각종 악재가 겹친 탓이다.

3일(현지시간) 외환시장에서 링깃화는 달러 당 3.8518링깃을 기록하며, 환율이 4링깃을 넘어 상승했던 1990년대 금융위기 수준을 넘보고 있다. 지난 1년 간 화폐가치는 15% 이상 급락하며 아시아 통화들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컸다.


더 큰 문제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출액 감소, 이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 경제성장률 둔화 등 악순환 우려다. 말레이시아는 아시아 지역에서 손꼽히는 석유수출국이다.

컨설팅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한 보고서에서 “말레이시아 경제에 놓인 더 큰 위기는 통화슬럼프(화폐가치 하락)와 원자재 가격 하락”이라며 “통화슬럼프로 인해 말레이시아의 달러 부채는 빠르게 늘고 있고,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출액은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말레이시아의 무역수지가 최근 몇개월 전서부터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의 경상수지흑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7% 수준이었지만, 내년에는 1.1%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 4~5월 수출은 전년대비 8% 감소했다.

말레이시아 경제위기론을 가중시키는 것은 Fed의 금리인상이다. CNBC방송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국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 비율은 49% 정도로 아시아에서 2번째로 높다. Fed의 금리인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본이탈이 일어날 경우 말레이시아는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2013년 1400억달러에 달했던 말레이시아의 외환보유고는 최근 1000억달러까지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링깃화의 추가 하락을 점치고 있다. 제이슨 도 소시에테제네랄 외환 전략가는 중앙은행이 빠르게 실탄(외환)을 소진할 수 있고, 화폐가치는 현 수준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