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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이용우] 진로체험통한 적성계발이 청년실업 근본대책
어려운 경제만큼이나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하다. 6월 청년실업률이 10.2%을 기록했는데, 6월 기준으로는 1999년 이후 최고치라고 한다. 구직을 아예 포기한 소위 니트족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심각한 것은 취업난 뿐만 아니다.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지 못하고 이직하는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2012년)에 의하면, 입사 후 1년 안에 퇴사하는 조기이직률이 대기업은 13.9%, 중견기업은 23.6%, 중소기업은 39.6%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가 청년일자리 확충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총 20만개 이상의 청년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공공부문과 민간기업 채용확대, 직업훈련 및 일·학습병행제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였다.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데 주력해 보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좀 더 긴 안목으로 볼때, 과연 정부의 이러한 대책만으로 근본적인 수급상 미스매치 구조를 띠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청년 ‘고용절벽’이니, ‘이태백(20대 절반이 백수)’이니 하는 자조 섞인 유행어의 이면에는 구인난에 허덕이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여전하다. 대기업 채용박람회에는 취업준비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중소기업 채용박람회는 아무리 견실한 기업들이 모여 있어도 한산한 경우가 허다하다. 너나 할 것 없이 소질과 적성을 무시한 채 대기업만을 선호하는 청년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고서는 정부가 아무리 강력한 일자리 대책을 내놓아도 소기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듯 하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면, 그동안 우리 교육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적성에 맞추어 미래를 설계하는데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청소년들로 하여금 세상을 대하는 눈과 귀를 막고 오로지 주입식 학습과 입시교육에 매몰되게 하지 않았는지, 자신의 소질에 따라 다양한 직업과 직종을 택하기 보다는 천편일률적으로 대기업, 인기직종만을 선호하도록 조장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청소년 진로체험 사업은 주목할 만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인적·물적 인프라를 활용한 사회공헌 차원으로도 그 의미가 상당하다.

전경련을 중심으로 ‘경제계 진로탐색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생산시설과 체험관 등 산업현장 방문, 기업 임직원 멘토링을 통한 진로설계, 전문가 강연을 통한 직업·직종 정보제공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서 청소년들이 기업과 경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이 원하는 직업에 대해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일찍부터 제공한다면, 바람직한 직업의식과 비전을 가진 인적자원으로 자라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정부의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진로체험 활동 활성화 계획과 맞물려 더욱 큰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잠시나마 시험의 부담에서 벗어난 청소년들이 세상과 교류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할 수 있으며, 어떠한 직업을 택할지 조기에 찾도록 이끄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자신만의 개성과 재능으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청년을 많이 키워내는 일은 비단 청년실업 해소 뿐만 아니라, 창조경제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늦출 수 없는 일이다. 모처럼 기업과 교육당국이 힘을 합쳐서 나라의 동량을 키우기 위해 나선 만큼, 백년을 내다보는 큰 그림이 잘 그려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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