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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새 北청년이 공상당원 되려는 이유는?…“벌어먹기 위해”
[헤럴드경제]요즘 들어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친 ‘장마당 세대’가 북한체제를 위협하는 집단으로 급부상할 거라는 주장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있다.

국가의 배급망 붕괴로 장마당(시장)에 더 의존한 이들이 북한에 자본주의적 변화를 몰고올 것이라는 기대다.

이런 가운데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북한연구 시리즈 최근작인 ‘북한 청년들은 새 세대인가’는 장마당 세대를 포함한 북한의 청년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어 주목된다.


극동문제연구소가 분류한 청년의 기준은 20세부터 35세까지다.

이들 세대는 김일성 주석의 사망(1994년)과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이 굶어 죽은 고난의 행군(1990년대 중반), 화폐 개혁(2009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2011년) 등 굵직한 사건들을 직접 겪었다.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등 4명의 저자는 이들의 세대적 정체성을 살펴보기 위해 최근에 탈북한 북한 청년 54명(남자 26명, 여자 28명)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였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청년들이 사회 변혁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저자들은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다.

김성경 교수는 “이들이 북한 사회의 변화에 중심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과도기적 세대로 다음 세대의 또다른 변화의 자원이 될지는 조금 더 조심스러운 관찰과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40세 이상 중장년층 14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인터뷰에서 청년층보다 부분적으로 한층 더 급진적인 정치적 정체성의 변화가 나타났다.

김 교수는 북한의 청년들을 자본주의에 치우친 ‘장마당 세대’보다는 ‘사이(in-between) 세대’로 규정하고 있다.

북한 청년들이 사회주의적 문화와 외래문화, 국가와 시장,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적극적 행위주체와 수동적 군중 등 대립적 요소 사이를 넘나들면서 끊임없이 타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한 탈북 청년은 기성세대처럼 공산당원이 되고자 하는 열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입당 목적은 사회주의적 혁명이 아니라 “입당을 통해 권력을 쥐어야지만 벌어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북한 청년들이 1989년 평양에서 열린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한 임수경 남한 대표의 행동에 큰 문화적 충격을 경험했다고 털어놓거나 김정은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를 사회주의 혁명에 걸맞지 않는 존재로 의미화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한 탈북청년은 임수경 당시 대표에 대해 “멋있더라고요. 흰 반팔에다가. 임수경바지라고. 쫄바지”라고, 다른 이는 리설주에 대해 “노래나 부르던 여자가 대통령 부인이 되어 버리니까…”라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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