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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증시급락에 중국 소비주도 하락…‘역’부의효과 걱정?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그간 중국 소비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종목들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장 하락세가 두드러진 건 화장품 주문자상표제작(ODM) 업체들로,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주가는 지난 24일부터 아래를 향하고 있다. 또 중국 소비 수혜주로 꼽혔던 아가방컴퍼니가 지난 27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을 비롯해 보령메디앙스도 주가가 떨어졌다. 상해종합지수가 8.48% 급락한 지난 27일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그간 중국 소비 성장에 기대 크게 상승하던 이들 종목들이 주춤한 건 중국 증시 급락에 따른 소비 위축 우려 때문이다. 이른바 ‘역(逆)부의 효과’(Wealth effect)다. 부의 효과란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 가격이 상승해 소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중국 경기 개선과 증시 활성화가 맞물리면 중국 소비주들이 큰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의 근거가 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증시 거래량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82%를 웃돈다. 그만큼 증시가 활성화되면 지갑이 두꺼워져 씀씀이가 늘어날 것이란 추론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발표된 중국의 7월 차이신(Caixin)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시장 전망치와 전월치를 밑돌며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증시도 폭락하면서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오히려 자산가격 하락에 따라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7일 하루에 1800개 이상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면서 역 부의효과를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그간 중국 증시에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신용융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앞서 메릴린치는 중국 A주의 신용융자 규모가 당초 시장에 알려진 2조 위안의 3배 이상인 7조5000억 위안에 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A주식 유통시가총액의 34%에 달하는 규모다. 증시 하락이 계속되면 손실을 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빌린 돈도 갚지 못하는 사태가 지속될 수 있다.

반면 증시 하락이 소비 위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증시가 급등할 때 부의 효과 자체가 크지 않았다. 앞서 HSBC홀딩스는 한국과 대만, 홍콩 등 금융시장이 비교적 발달된 국가에서 부의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지만 중국은 부의 효과가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약하단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또 증시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만 가계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에 불과하단 점도 증시 하락이 소비를 꽁꽁 얼려버릴 정도는 아니란 분석에 힘을 보탠다.

매튜 서덜랜드 피델리티 아시아 상품부문 총괄 대표는 “신용거래를 하다 손실을 본 중국 개인 투자자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소비도 일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주식시장에 노출된 가계 수는 비교적 작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중국인들이 많이 여행하는 국가에서도 소비 심리가 일부 타격을 받기는 했지만 실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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