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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ㆍ토론 방송 내 진행자 남녀 비율 2대1 ‘불균형’…남성은 ‘전문성’, 여성은 ‘이미지’ 구도 변함없어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시사ㆍ토론 및 TV 옴부즈맨 프로그램 모니터링 결과 시사ㆍ토론 프로그램의 진행자 등의 남녀 비율이 2대1로 불균형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은 전문성을 제공하고 여성은 이미지를 제공한다는 구도도 변함 없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하 양평원)은 서울 YMCA와 함께 6월 한달간 지상파, 종합편성 채널, 케이블 등의 ‘시사ㆍ토론 및 TV 옴부즈맨’ 프로그램 25편을 부문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시사ㆍ토론 프로그램에서 진행자와 기자ㆍ리포터의 남녀 비율이 2대 1 정도의 성차를 보였다고 29일 밝혔다.

패널의 경우에도 남성은 40명인 반면 여성은 7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내용 면에서도 성차별이 적잖이 드러났다.

성차별적인 내용을 포함한 시사ㆍ토론이 11건 이뤄진 반면 성평등적인 내용은 5건에 그쳐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반면 옴부즈맨 프로그램의 경우 주 진행자와 기자ㆍ리포터, 패널의 성비가 대체로 균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역할에 있어서도 대등한 모습을 보여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성평등적 방송의 긍정적 예로 KBS2의 ‘추적60분’이 꼽혔다.

양평원은 “추적60분의 경우 김민전 교수와 정용실 아나운서를 진행자로 기용해, 남성 진행자를 당연시하는 시사프로그램에서 여성도 전문성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성역할 고정관념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긍정적 사례”라고 평했다.

반면, 성차별적 방송 내용으로는 KBS1 ‘시사기획 창 - 긴급취재, 메르스 방어막을 복구하라’가 꼽혔다.

남성을 전문적인 존재로 규정짓고 여성을 사적인 영역, 가정 내 어머니ㆍ주부ㆍ아내로 구분해 ‘엄마’ 또는 ‘아내’의 이미지만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MBC ‘시사토크 이슈를 말한다’의 경우에도 여성 진행자의 역할 비중이 매우 낮은 점을 지적하며 구색 맞추기 식의 이미지 연출을 위해 출연시켰다고 평했다.

같은 방송사의 ‘PD수첩’ 역시 “대기업 인사담당자의 인터뷰 중 ‘여성은 자기 의견도 없고 소극적이며, 비슷한 시기에 다 결혼할 텐데 또 비슷한 시기에 임신, 출산 휴가를 낼 것’이라고 성차별적 내용을 비판이나 대안 없이 방송했다”고 지적했다.

김행 양평원장은 이에 대해 “전문성은 남성, 이미지는 여성의 구도는 모니터링 때마다 지적되는 고질적인 문제임에도 적극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며,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성역할이 대등한 구성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여성이 남성의 보조자의 역할로 비춰지고 있어 방송이 성역할 고정관념을 고착화시키는 주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국가 성평등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여성의 대표성이나 사회적 참여는 매우 중요하다”며, “여성의 성역할을 규정하지 않는 제작진의 적극적 개선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모니터링은 지난달 1일부터 10일까지 방영된 지상파 3사 및 종합편성채널(JTBC, MBN, 채널A, TV조선), 케이블(tvN)의 25편 시사ㆍ토론 및 TV옴부즈맨 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링 분석 결과다.

양평원은 서울 YWCA와 함께 ‘2015년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을 통해 TV, 신문, 인터넷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 및 기사를 모니터링하고, 미디어교육을 비롯한 다각적인 양성평등 미디어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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