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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없이 조롱·언어폭력…휴가철 유럽여행 인종차별 주의보
#.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정차한 자동차에서 어린애 두명이 창문 밖으로 눈 찢어진 흉내를 내며 쳐다 보더라고요.”

“2층버스 타고 가다가 도로위 어떤 백인 여자애랑 눈 마주쳤는데 저를 비웃으면서 가운데 손가락 욕을 날렸어요.”

최근 인터넷 유럽여행 정보 공유 카페에는 인종차별적 언행을 당했다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주로 혼자 여행하는 여성들의 피해 사례가 많지만 남성들도 적지 않다.

이에 ‘해외여행시 인종차별 대처방법’이란 팁까지 올라왔다. 관광 서비스업 종사자가 인종차별을 할때 ‘모멸감을 준 당신의 행동에 대해 경고하며, 이 나라 정부 유관기관에 엄중히 항의할 것’이라는 내용이 적힌 메모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글 작성자는 “메모를 받은 사람 중 절반 정도는 미안하다거나 반성하는듯한 표정을 지었다”고 실제 효과를 전한 뒤 “당장 효과가 없다해도 다음 여행객들을 위해 개선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짧은 여름 휴가에도 유럽이나 영미권 국가로 여행을 떠나는 젊은층이 늘어나는 가운데, 인종차별적 언행을 당했다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중에는 내국인이나 백인 관광객과는 다른 불친절한 서비스를 받는 일부터, 길을 가다 아무 이유없이 조롱이나 폭력적 위협을 받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늘 존재했던 인종차별이지만 최근 들어 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럽 내 민족주의 우파 정당이 득세하는 사회경제적 상황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문화평론가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과 교수는 “표면에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은 사례가 있고 더 심해지고 있을 것”이라면서 “유럽의 경기 침체와 반이슬람주의 분위기 등으로 한 국가의 공동체주의가 강해지면 인종차별 가능성도 덩달아 커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유럽이나 호주 등은 인종차별 우려가 상존하는데, 당하게 되면 분명한 항의의 표시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물론 일부 단체 여행객들의 경우 공공장소에서 주변을 의식하지 않는 행위로 현지인들의 불쾌감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에 대한 주의를 인종차별로까지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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