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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 - 김형기] 청년들, 직장보다 직업을 선택하라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계절이 끝나간다.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도 최근 하반기 공채를 마무리했고 새내기들은 8월부터 함께 일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불안정하다 보니 일자리 수는 턱없이 줄고 고용의 질도 낮아지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은 수치로 보이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을 CEO로서 체감한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에게 축하의 말을 건넬 기회보다 다음 기회를 준비해야 할 이들의 마음을 살펴야 할 경우가 더 많을 정도니 말이다. 

청년실업 해결책으로 구직자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취업하지 말고 창업을 하라고 조언하는 이들도 있다. 사회적 차원에선 근로시간 나누기 또는 일자리 나누기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조언들은 실제 취업을 준비하다 낙담한 이들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는 이야기일지 모른다. 재직 중인 회사의 명함으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판단해버리곤 하는 우리 사회에서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은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일 수밖에 없다.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업무환경과 복리후생제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창업 또한 만만한 게 아니다. 맨몸으로 뛰어들기에는 갚아야 할 등록금대출, 마련해야 할 창업자금과 같은 짐이 너무 무겁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직장 보다는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 지를 고민하는 것은 어떨까. 회사의 명성이나 복리후생, 연봉을 따질 게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자는 것이다.

아주 뛰어난 직원인데도 자신이 뭘 하고 싶은 지도 모르고 그저 평판에 따라 이런 저런 일을 옮겨다니거나, 열정 없이 주어진 일만 묵묵히 하는 이들을 종종 보게 된다. 반면 역량은 조금 부족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일을 즐기고 노력하는 직원을 발견할 때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본역량이 뛰어난 직원이 유능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열정을 가진 직원이 더 조직에 필요한 존재로 인정받게 된다. 결국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인재가 된다.

중소·벤처기업 취업을 단지 대기업으로 옮겨가기 위한 사다리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좋은 평가를 받을 리 없다. 열정이 없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이를 단지 스펙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뽑을 만큼 어리석은 대기업도 존재하지 않는다.

십 수년 전 생명공학 분야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전공이 머지않아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을 가지고 대기업 보다 바이오벤처로 눈을 돌린 경우가 많았다. 셀트리온이 이룩한 지금까지의 성과도 그랬다. 생명공학 석·박사급 인재들이 기꺼이 그들의 꿈과 미래를 함께 하겠다고 뛰어들었다. 그런 젊은이들이 함께 땀흘린 결과 한국의 바이오산업이 이제 결실을 맺고 있고 또 국내외의 주목받고 있다. 창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취직이 안돼서 하는 창업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성취로 다가가는 최적의 길이기 때문에 선택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아주 높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은 더 큰 성공을 안겨다줄 자양분이 될 것이다.

즐기는 이를 노력하는 이가 이기지 못한다. 풀이하면, 비록 미약한 시작일지라도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 헌신하다 보면 미래는 밝다는 말이다.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열정은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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