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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직도 안되는데 군대나 갈래”는 ‘옛말’
사상최악 청년실업에…‘군대 가기도 쉽지 않다’

장기복무 희망자 몰리며 '말뚝박기'도 하늘의 별따기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1. 학군장교(ROTC)로 군 복무 중인 A(26)씨는 다가올 제대 날짜가 두렵다.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이라는 뉴스 기사에, 장교 특별채용하는 기업도 몇 곳 안 남았다는 선배의 말이 자꾸 맴돈다. 

설령 취업을 한다해도 군 만큼 안정적인 직장은 아닐거란 생각에 A씨는 장기 복무를 지원했다. 경쟁률은 5:1에 달했다.

#2.수도권 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B(20)씨는 군대에 가고싶다. 팍팍한 집안 형편에 자신이 군대라도 가야 밥값 옷값은 안 들어간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군대 가기도 쉽지 않다.

공군과 해군에 지원했지만 이미 수차례 떨어졌다. 공군과 해군, 육군의 기술행정병 등 모집병의 경우 지원자의 고등학교 성적과 출결 점수, 봉사활동과 기술자격면허증 점수 등을 합산해 선발한다.

결국 징집병인 육군에 지원했지만 이마저도 전산 추첨에서 계속 떨어졌다. 병무청에 따르면 2~5월의 입대 경쟁률은 8:1에 육박했다.
게티이미지


청년 실업률이 15년 만에 최고치인 10.2%를 기록하는 등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군대도 만원이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들 사이에서 군입대가 도피처로 여기지면서 지원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학사장교와 학군장교(ROTC) 등은 제대 후 취업 걱정에 장기근무를 원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24일 각군에 따르면 이른바 ‘군대에 말뚝을 박겠다’는 장기복무 희망 장교들이 매년 증가세다.

육군 장교 가운데 사관학교 출신을 제외한 장교들의 장기복무 희망자는 2012년 4578명에서 2013년 5107명으로, 2014년에는 5587명으로 늘었다.

정원은 매년 1200명선에 불과하다보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공군과 해군 역시 육군에 비해 인원은 적지만 장기 복무 희망자 수가 늘고 있다. 희망자 수와 경쟁률 모두 3년째 증가세다.

군의 한 관계자는 “제대 후 취업난도 걱정이고 직업안정성 측면에서도 군에 남고 싶어하는 젊은 장교들이 점점 느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젊은 청년들은 군에 가는것 조차 쉽지 않다. 취업률이 낮거나 국내 경기와 관련 어두운 전망이 나올 경우 일종의 ‘도피처’로 여겨지는 군대로 사람이 몰리기 때문이다.

군 복무를 마친 뒤면 취업난이 해소되리란 기대감에 조기 입영하려는 청년들이 많지만 군에 가고싶어도 입영을 하지 못한 대기자(신체검사 현역 기준)가 5만여명을 넘었다.

이렇게 입영대기자가 수만명이나 밀리면서 병무민원상담소에는 “왜 자꾸 선발에서 떨어지냐”, “군대 좀 보내달라”는 등 민원 전화가 하루에 200~250여통씩 온다.
헤럴드경제DB사진

한국국방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특별한 조치가 없으면 이같은 입영 대기자들이 2022년까지 21만3000명이나 누적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방부는 급한대로 올해 9300명을 추가입대시키기로 했지만 신청한 예산의 절반도 안되는 예산이 배정됐다.

국방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올해 입대하는 장병의 경우 예산 부족으로 보급품 지급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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