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슈퍼리치] “더 크게, 더 화려하게…” 아랍 석유왕들의 자존심건 테마파크 대결
-현재 중동 내 테마파크…세계 최대 실내 테마파크, 페라리월드 포함 45곳
-UAE 두바이ㆍ아부다비, 카타르, 요르단 등에 세워질 테마파크 투입자금 100억달러 이상
-중동 국가들 경쟁적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 건립 중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미래는 테마파크에 달렸다”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ㆍ윤현종 기자]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 마니아라면 꼭 한 번 들러야 할 곳이 있다. 2010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인공섬 야스아일랜드에 문을 연 페라리 테마파크인 페라리월드(Ferrari World)이다. 페라리를 주요 테마로 조성된 페라리월드는 세계 최대 규모(8만6000㎡ㆍ구 2만6000평)의 실내 테마파크다.

페라리월드에는 20가지가 넘는 놀이 시설이 있다. 그중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롤러코스터 ‘포뮬러 로사’는 관람객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최고 시속 240㎞인 포뮬러 로사는 실제 페라리 포뮬러원(F1) 경주용 차를 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루 자유이용권이 350디르함(한화 11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연간 방문객수는 90만명에 달한다.

이런 인기 덕분에 페라리월드는 올해 월드 트래블 어워드(World Travel Awards)에서 ‘중동 지역 최고의 테마파크’로 선정되기도 했다.

페라리월드의 실질적인 소유주는 아부다비의 왕자로 우리에게 익숙한 ‘만수르’(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의 셋째 형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이다. 페라리월드는 UAE 아부다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부동산 개발회사 알다르(ALDAR Properties)가 투자해 만들었는데,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29.8%의 지분을 보유한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개발공사(MDC)이다. 자산규모 609억달러의 MDC는 모하메드 빈 자예드가 의장을 맡고 있다.

UAE 7개 토호국 가운데 두바이의 대표적인 테마파크로는 스키두바이(Ski Dubai)가 꼽힌다. 2005년 개장한 스키두바이는 사막 위에 조성된 스키장이다. 총 면적 2만2500㎡의 스키두바이에서 하루 만들어 뿌리는 눈의 양만 30t에 달한다. 사막 한가운데서 즐기는 스키라는 이색적인 체험으로 연일 관광객들로 붐빈다.

스키두바이는 UAE의 부동산 개발회사 마지드 알 푸타임(MAF)그룹이 소유하고 있다. 마지드 알 푸타임 MAF그룹 회장은 스키두바이의 경제효과가 탁월하다고 보고 있다. 스키두바이를 찾아오는 관광객 덕분에 두바이의 호텔과 식당 등 다른 분야도 동반 상승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중동은 다른 지역보다 테마파크 역사가 짧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수십개의 테마파크가 생겨나 현재 이 지역에서 운영 중인 크고 작은 테마파크는 45곳에 이른다. 특히 향후 2~5년 내 계획된 테마파크 프로젝트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향후 석유가 고갈될 것에 대비해 관광산업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대부분 세계 최대 규모로 건설 중이다.

이런 세계 최대 집착증을 놓고 각 국가의 국왕 및 부호들의 과잉욕망이라는 견해도 있다. 세계 최대 규모 테마파크를 향해 중동 통치자들이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투입되는 자금도 어마어마하다. 중동 지역에 계획된 10여개의 대규모 테마파크 프로젝트에 들어갈 금액을 모두 합치면 100억달러 이상이다. 


△ 크게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두바이 통치자의 야심…두바이를 ‘테마파크의 메카’로=두바이는 도시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로 테마파크 건립을 내세우고 있다. 하루 수만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테마파크를 만들면 한해 1000억달러 이상의 생산 유발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당장 올해 안으로 대규모 주상복합지구 ‘시티 오브 아라비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 IMG 월드오브어드벤처(IMG Worlds of Adventureㆍ이하 IMG)가 문을 연다. 이곳이 개관하면 페라리월드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실내 테마파크 자리에 오르게 된다. 총 면적은 14만㎡에 이른다. 이 테마파크는 스파이더맨 등의 마블코믹스의 영웅을 배경으로 하는 마블존과 공룡을 주제로 한 로스트 밸리(Lost Valley) 등 4개 지역으로 구성된다.

두바이에는 IMG 외 또 다른 대규모 테마파크 3곳이 건립 중이다. 이 모든 프로젝트는 UAE의 세계적인 투자기업, 두바이홀딩(Dubai Holding)이 추진하고 있다.

두바이홀딩 소유자는 만수르의 장인으로 유명한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부통령이다. 사실상 모하메드 부통령이 두바이의 모든 테마파크 건설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셈이다. 두바이 테마파크를 손에 쥐고 있는 모하메드의 자산은 45억달러로 평가된다.

모하메드는 자신의 이름을 건 새 도심 개발계획 ‘모하메드 빈 라시드(MBR) 시티’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는 IMG보다 더 큰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 몰 오브 더월드 디스트릭트(Mall of the World District)를 건립한다.

이 테마파크는 유리돔 형식으로 여름에는 냉방을 하고 겨울에는 유리돔을 개방해 온도를 조절한다. 보행로에도 냉방이 가능하도록 지붕을 설치해 세계 최초로 기온 조절이 가능한 도심을 만든다. 이 테마파크가 완공되기까지는 약 10년이 걸릴 전망이다.

이밖에 레고랜드와 인도 영화산업 ‘발리우드’를 배경으로 하는 개별 관이 포함된 테마파크 컴플렉스(Theme park complex)는 37만㎡의 규모로 건설되며, 2016년 개관할 예정이다. 특히 완공되면 세계 최대 수중 테마파크(2만㎡)로 기록될 펄 오브 두바이(Pearl of Dubai)는 2017년 문을 연다. 펄 오브 두바이는 물속에 고대 바빌로니아 유적지 등이 구현된다. 두바이에 계획된 테마파크 프로젝트 4곳에 투입될 자금은 모두 120억달러에 달한다.

▶“두바이에 질소냐” … 이웃 국가들의 도전=테마파크에 사활을 거는 곳은 두바이뿐만이 아니다. 이웃 국가들도 너나 할 것 없이 테마파크 건립에 뛰어들고 있다.

카타르의 경우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국왕이 직접 테마파크 건설을 이끌고 있다. 카타르 엔터테인먼트시티(Qatar Entertainment City)는 카타르 도하 북부 루사일 신도시에 건립 중이다. 총 면적 100만㎡에 달하는 대규모 테마파크로, 게임파크와 워터파크, 실내 스키장 등으로 구성된다.

엔터테인먼트시티는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QIA)이 2005년 설립한 부동산 개발회사 카타리 디아르(Qatari Diar)가 개발한다. QIA는 타밈 국왕이 실질적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시티의 소유주는 타밈 국왕으로 볼 수 있다. QIA를 좌지우지하는 타밈 국왕의 자산은 20억달러로 평가된다.

중동의 상대적 빈국인 요르단에도 이색적인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요르단 최초의 대규모 테마파크(총 면적 74만㎡)인 홍해 아스트라리움(The Red Sea Astrarium)이다.

이 테마파크는 워터파크와 실크로드 전시관 등 16개의 개별 관으로 구성된다. 그중 하나는 미국 대표 SF시리즈물인 스타트렉(Star Trek)으로 꾸며진다.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다양한 혹성의 거리들이 테마파크 안에 구현되는데, 총 사업비는 15억달러에 이른다.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King Abdullah II of Jordan)도 주요 투자자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압둘라 2세는 특히 스타트렉의 광적인 팬으로 알려져 있다. 왕세자였던 1996년에는 스타트렉의 TV드라마에 카메오로 출연해 과학장교를 연기하기도 했다. 압둘라 2세의 자산은 7억5000만달러로 평가된다. 2013년 기초공사를 시작한 홍해 아스트라리움의 개관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UAE 7개 토호국 중 두바이의 가장 큰 경쟁상대인 아부다비도 야스아일랜드의 페라리월드 옆에 워너브로스(Warner Bros) 테마파크를 건설할 계획이다. 대형 놀이시설 19개가 들어서는 워너브로스 테마파크는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페라리월드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테마파크 사업 역시 만수르의 셋째 형인 모하메드 빈 자예드가 MDC와 자회사 알다르를 통해 추진 과정에 크게 관여하고 있다. 총 5억4000만달러의 자금이 투입되는 워너브로스 아부다비는 2018년 개관한다.

m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