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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 정태일]쏘나타를 소형차로 만든 ‘늑장행정’
쏘나타는 지난 30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대표적인 중형차로 평가받아 왔다. 소비자들 머릿속에도 ‘중형차=쏘나타’라는 인식이 짙게 베어 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쏘나타 1.6터보가 정부기관 홈페이지에 떡하니 소형차로 표기돼 소비자들 혼란을 낳고 있다.

소비자들이 국내 출시된 자동차들의 연비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에너지관리공단 수송에너지 홈페이지를 보면 쏘나타 1.6터보는 전형적인 소형차 엑센트와 동급으로 묶여 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배기량이 1600㏄이상 2000㏄미만이거나 길이(전장)ㆍ너비(전폭)ㆍ전고(높이)가 소형차 기준인 4.7mㆍ1.7mㆍ2.0m 중 어느 하나라도 초과할 경우 중형차로 본다.

하지만 쏘나타 1.6터보의 배기량은 1591㏄로 중형차 최소 기준인 ‘1600㏄ 이상’에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에너지관리공단이 쏘나타 1.6터보를 중형차가 아닌 소형차로 구분한 것이다.

현대차가 쏘나타 1.6터보를 내놓은 이유는 엄격해진 환경 규제에 따라 배출가스 양을 줄이고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동시에 작아진 엔진에 주행성능이 약해질 수 있어 터보차저를 장착해 이전 모델보다 능력치를 향상시켰다. 엔진 크기와 무게만 줄었을 뿐 이들 모델은 한차원 업그레이드 된 중형차인 셈이다.

이 같은 엔진다운사이징은 세계적인 트렌드다. 2020년이 되면 소형 터보 엔진이 유럽에서 2배, 중국에서는 무려 12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에 출시될 신차들도 쏘나타처럼 엔진을 줄여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에너지관리공단은 여기에 대해 그어떤 대응도 하고 있지 않다.

본지 취재가 들어가자 공단 측은 그 때서야 수정 방침을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향후 데이터베 이스 알고리즘을 수정해 중형차가 소형차로 표기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기업이 한발 뛸 때 뒤늦게 꿈틀대는 정부의 모습은 여전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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