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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때리기'…미·일의 검은 속내

[헤럴드경제] 미국과 일본 언론의 중국 때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발표한 경제성장률을 놓고 연일 가혹한 평가를 하고 있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경제 성장률 발표 이후 미·일의 언론 매체들은 연일 중국 경제 둔화에 대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미 정부 차원의 공식 견해나 입장은 아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은 미국의 매체들로 정부의 입김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WSJ은 중국 정부가 성장률 수치에 집착해 계속 시중에 돈을 풀고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도 추진해 국가부채만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기업과 가계 부채가 지난달 말 현재 GDP의 207%로 6년 전 125%에서 급증했다고 전하며 '향후 중국 증시 붕괴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언론 역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 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월 중순 부터 전개된 중국 주식시장 폭락은 하반기 중국 경제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하며 ‘중국경제위기설’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지난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2분기에 중국 경제 성장률은 예상(6.8%)보다 높은 수치인 7%를 달성했다. 지난 3년간 평균 7.5%의 성장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다소 둔화된 수치긴 하지만 여전히 놀랄만한 성장률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월 허난(河南)성 시찰 때 ‘중국 경제가 신창타이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신창타이는 중국이 고속 성장시대를 마감하고 중고속 성장시대로 진입한 것을 뜻한다. 시 주석의 발언 이후 중국 내부 전문가들은 신창타이를 새로운 성장모델 확립과 산업구조 변화 중의 불가피한 성장 둔화 과정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고속성장 후에 성장률이 둔화되는 건 일반적인 현상이다. 1970년대 한국도 7%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선진국 반열에 오른 뒤에는 점점 떨어져 올해는 3%를 웃도는 수치가 예상된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연 2~3% 불과하며 유럽과 일본의 경우 성장률이 1%에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일의 잇따른 부정적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데에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견해가 있다.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기반으로 IMF(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World Bank)등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런데 2014년 중국 주도하에 설립된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총 자본금 1000억 달러에 57개국이 참여해 미국의 현 위치에 큰 위협요인이 됐다.

중국과 외교ㆍ안보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대립하는 미국과 일본은 지배구조, 조직의 투명성 문제를 제기하며 사실상 명확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그럼에도 AIIB의 설립멤버로 서방국가들이 대거 참여해 세계 경제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오바마 행정부가 오랜 동맹국들에게 AIIB에 투자하지 말라고 설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참여를 결정했다. 

특히 미국의 오랜 우방국인 영국이 G7 가운데 처음으로 AIIB 가입을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지난 3월 영국 등 서방국가들이 잇달아 AIIB 참여를 선언한 데 대해 “21세기 미중간 권력이동의 신호”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얼마나 불편한 심정을 가지고 있을지 알 만한 대목이다.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의 팽창, 과도한 차입, 필사적인 증시 부양 정책 등 중국의 각종 경제 상황이 건전하지 만은 않다는 것은 사실이다. 중국이 주도하는 이 금융기구가 반세기 이상 지속해온 미국 중심의 경제 질서에 뚜렷한 이질적 요소로 작용할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측 언론들이 '호들갑떨며' 일관되게 중국 경제가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구는 건 비판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AIIB에 미국과 일본은 참여하지 않는다. AIIB의 사례는 미·일 중심의 리더십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다. 이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견제행보도 더욱 빨라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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