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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워런 버핏은 안샀지만 …”섬 하나쯤은 가지고있는 거부들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ㆍ윤현종ㆍ민상식 기자] 세계 3위 부호 워런 버핏이 최근 그리스의 섬을 사들였다는 소식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부호들의 섬 구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알뜰한 슈퍼리치인 버핏의 경우는 결국 허위보도로 판명되었지만, 사실 세계의 슈퍼리치 가운데에는 섬을 가지고 있는 부호들이 많다.

▶ 휴가지에서 ‘나만의 왕국’까지=대표적인 사람이 미디어 재벌인 테드 터너 CNN 창립자다. 그는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세인트 필립스 섬(면적 2230만6200여㎡)을 가지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36년 전인 1979년에 섬을 사들였다. 당시 매입 가격은 200만달러. 섬은 길이 3.2km에 이르는 아름다운 해변과 삼림 등으로 유명하다. 터너는 이 섬에서 종종 휴가를 보낸다. 물론 소유주 허락없이 외부인은 출입할 수 없다. 공식적으로 섬의 가치가 공개된 적은 없지만, 35년 전 매입가를 현재 가치로만 따져도 1600만 달러 정도는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도 ‘섬 보유자’다. 지난 2012년 하와이 주에서 6번째로 큰 라나이 섬(면적 364㎢ㆍ서울 면적 60%정도)의 지분 98%를 매입했다. 당시 지분 값은 5억∼6억 달러 선으로 추산된다. 섬 가운데에는 비싼 편이다. 이유가 있다. 이 섬엔 초고급 리조트 2곳과 골프장 등이 이미 자리잡고 있다. 파인애플 산지로도 유명하다.

그럼에도 엘리슨이 이를 사들인 데는 이유가 있다. 투자 차원이다. 엘리슨은 지난해 ‘러브 라나이(Love Lanai)’라는 웹사이트를 열고 섬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가족단위, 허니문 등 모든 유형의 관광객을 이 섬으로 끌어들이는 게 골자다.

기인 슈퍼리치인 영국의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도 섬을 가지고 있다. 그는 28세때인 1978년에 카리브해 영국령 버진제도의 넥커섬을 18만 파운드, 우리돈 3억2200만원에 사들였다. 이후 그는 꾸준히 섬을 꾸며왔다. 현재 섬에는 발리식(式) 별채 6개 동으로 구성된 리조트가 자리잡고 있다. 브랜슨 회장이 가족이나 친지, 사업 파트너를 초청하는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다. 그는 섬을 희귀 동물의 천국으로도 만들었다. 300여종의 희귀동물을 키우고 있다. 갈라파고스 거북이를 비롯해, 멸종 직전인 여우원숭이(Lemur) 등이 대표적이다. 그가 만든 ‘낙원’의 현재 가치는 1억 달러 정도로 평가된다. 


거액을 들여 사들인 바캉스용 섬을 자신의 이미지 향상에 적극 활용한 부호들도 있다. 루이스 베이컨 무어캐피탈매니지먼트 창립자가 그런 경우다. 그는 1993년 뉴욕주 로빈스 섬을 1100만 달러에 경매로 사들였다. 이후 그는 섬 내에 자신의 휴양시설만 세우는 데 그치지 않았다. 면적 180만㎡규모인 이 섬의 생태계 회복에도 주력했다. 로빈스 섬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이나 희귀종 관찰을 위해 자연보호단체인 ‘네이처 컨저번시(Nature Conservancy)’에 110만달러를 기부했다. 이후 베이컨 회장은 섬 생태계 회복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미국 조류학자 존 제임스 오듀본의 이름을 딴 ‘오듀본 협회’의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칫 돈만 아는 냉혈한으로 비춰질 수 있는 헤지펀드 창립자가 환경 보호에도 힘쓰고 있다는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한 계기였다.

유명인사가 오랫동안 갖고있던 섬을 사들이고 전(前) 주인의 이미지로 유명세를 탄 경우도 있다. 러시아 빌리어네어이자 ‘우랄칼리’라는 비료회사의 회장을 역임한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가 그 주인공이다. 칼륨비료 사업에 투자해 벼락부자가 된 리볼로프레프는 작년 24세가 된 딸 예카테리나 리볼로브레바에게 그리스의 스콜피오스 섬을 사줬다. 29만9400㎡규모인 이 섬 매입가는 2억 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사실 이곳은 1963년 ‘선박왕’으로 이름을 날린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의 소유였다. 


▶ 칼 아이칸, 인도 항공왕, 사우디 왕자까지…부자들만 몰려사는 요새섬 = 수십명의 슈퍼리치들이 함께 모여살며 요새를 이룬 섬도 있다. 바로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위치한 인디언 크릭 아일랜드(Indian Creek Island)다. 이 섬은 올 4월 미국 부동산 정보사이트 질로우(Zillow) 집계 기준 미국에서 가장 비싼 주거지로 선정됐다. 집 한 채의 중간 가격대가 무려 239억원(2148만달러)이다.

섬의 면적은 1.1㎢(주거지 및 기타면적 포함) 정도로 서울 여의도(8.4㎢)의 약 7분의 1 규모다. 그러나 단 86명(2010년 인구조사 기준), 35가구가 살고 있다. 35가구는 모두 엄청난 부자들이다.

세계적인 투자자 칼 아이칸, 키어르트 얀 베커 베커마그네틱스 회장, 헤지펀드업체인 ESL인베스트먼트의 창업자인 에드워드 램퍼트 회장, 인도 항공사 인디고(IndiGo)의 공동창업주인 라케시 강왈(Rakesh Gangwal) 회장 등 수조원의 자산을 손에 쥔 사람들이 거주민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우디의 알 사우드 왕자가 350억원이 넘는 거금을 주고, 집터만 사들이기도 했다. 자산규모가 3300억원에 달하는 라틴팝의 대스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도 이 섬의 주민이다. 


그래서인지, 이 섬은 ‘비싼 값’을 톡톡히 한다. 보안은 그 어떤 집단주거지보다 철저하기로 소문났다. 주민들이 고용한 사설 무장경찰 15명은 지프ㆍ보트ㆍ제트스키 등을 이용해 섬 안팎을 24시간 경비한다. 뭍으로 나가는 통로도 다리 하나 뿐이다. 포브스가 이곳을 두고 ‘요새(Fortress)’라고 표현한 이유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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