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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쿡방에 빠진 남자들, 주방을 접수하다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워킹맘 서모(36)씨는 요즘 웍(Wok.중국식팬)을 사자는 남편 등쌀에 시달리고 있다. 요리하는 TV 프로그램에 빠진 남편이 요리에 발을 들였기 때문.

서 씨는 “무거운 웍 대신 집에 있는 궁중팬이나 쓰라고 해도, 남편이 요리재료부터 주방용품까지 계속 욕심을 내는 초보 단계”라며 “생선 통조림이 방송에 나왔을 때는 동네 슈퍼에서 다 팔리기 전에 빨리 사다놓으라고 성화를 할 정도로 쿡방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쿡방(요리하는 방송)을 보고 요리에 눈을 뜨는 남자들이 늘고 있다. 올해 초 배우 차승원이 붐을 일으킨 ‘요리하는 남자’는 요리연구가 겸 외식사업가 백종원의 쿡방에 이르러 만개한 분위기다. 

22일 유통 및 식품업계에 따르면 쿡방에 나온 식품의 매출이 최대 14배 늘어나는 등 식품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끄는 대표적인 쿡방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와 tvN ‘집밥 백선생’으로 특히 ‘집밥 백선생’은 일상 생활 속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 비법들을 공개하면서 인기가 높다. 초보 요리사들의 마음을 흔들면서 이 프로그램에 나온 요리가 이번주 우리집 식단을 결정할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밥 백선생’ 방송에 따른 식품 매출 변화를 살펴보면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일수록 호응이 뜨거워, 생선 통조림의 매출 상승 효과가 가장 컸다. 이는 기존에 생선요리를 번거로워 하던 주부나 자취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요리를 어렵게만 생각하던 요리 문외한 남자들의 수요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에 따르면 꽁치ㆍ고등어 통조림은 방송일인 이달 7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간 매출이 전년대비 284% 증가했으며, 2주전 대비로는 388% 증가했다. ‘집밥 백선생’의 또다른 히트 아이템인 만능간장의 재료 ‘간 돼지고기’는 해당 아이템이 방송된 6월9일부터 15일까지 매출이 전년대비 40% 증가했고, 고형카레 또한 카레 방송 직후 일주일간(6월 16일~22일) 매출이 69% 상승했다.

꽁치ㆍ고등어 통조림은 온라인몰에서 인기가 급증해 G마켓에서도 방송 직후 일주일간 판매량이 전년대비 14배(1332%) 급증한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쿡방에 따라 식품 인기가 들썩이자 쿡방에서 어떤 요리를 하나 주시하며 해당 상품 관련 기획전을 여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리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새로운 요리 입문자는 남성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남성들의 주방용품 구매가 늘어나는 것으로도 확인된다.

G마켓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남성의 주방용품 구매는 전년대비 24%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칼과 도마, 프라이팬 같은 기본적인 요리도구들의 매출 상승이 두드러진다. 

상반기 기준 전년대비 남성 구매 증감률은 칼/도마/커팅기구가 50%를 기록했으며, 프라이팬은 31% 증가했다. 최근 한달 기준으로 보면 프라이팬의 매출 증감률이 48%로 가장 높다. 특히 멀티프라이팬은 82%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임경진 G마켓 생활주방팀장은 “최근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 위주의 ‘쿡방’ 열풍이 이어지면서 식재료부터 주방용품까지 관련 상품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쿡방’에서 남성 셰프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실제로도 요리를 하는 남성들이 증가하면서 남성이 주방용품 시장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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