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부경찰서는 22일 중 전창진 안양 KGC 감독에 대해 승부조작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경찰은 21일 전 감독의 지시를 받아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수억원을 베팅한 김모(32) 씨와 윤모(39) 씨 등 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 감독은 지난 2월20일부터 3월1일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당시 자신이 감독을 맡았던 부산 KT 팀을 상대 팀보다 6.5점 이상 뒤쳐지는 점수로 패하도록 하는 등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전 감독은 주전 선수들은 평균 출전시간보다 적게 뛰게 하고, 당일 컨디션이 좋은 선수는 경기력이 떨어지는 후보 선수와 교체하는 방법 등을 사용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14점을 앞서다가 득점 없이 역전을 당하는 순간까지도 작전타임을 갖지 않기도 했다. 전 감독은 이러한 승부조작을 통해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조사결과 그는 사채업자 장모 씨에게 3억원을 빌려 지인에게 소개받은 김 씨, 윤 씨를 통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베팅을 했다. 2월 20일, KT와 SK의 경기에서 ‘KT가 SK에 6.5점 이상 패한다’는 쪽에 베팅했고, 전 감독의 승부조작에 힘입어 결국 KT는 15점 차이로 패배했다. 이 경기로 전 감독은 1.9배의 높은 배당을 받아 총 5억7000만원을 손에 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2월27일 경기에서는 총 5억7000만원을 베팅했지만, KT가 상대팀에 5점 차이로 패배하며 베팅한 돈을 모두 날렸다.

전 감독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3월1일 경기에서 지인 강모(38)씨를 통해 ‘상대팀이 승리한다’는 쪽에 베팅하려 했지만,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며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경찰은 이같은 내용을 전 감독이 사용한 대포폰의 통화기록, 녹취록 등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 감독은 경찰 조사에서 “장 씨에게 3억원을 빌린 건 맞지만, 승부조작에 관여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