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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에서 되새기는 ‘광복 70년’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광복(光復)’. 8ㆍ15 광복은 우리나라가 일제의 식민통치로부터 벗어나 자주독립을 되찾은 사건이다. 한국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광복은 자신들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었다.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 활동하던 예술가들도 이 시기 앞다퉈 귀국했고, 작업을 재개함은 물론 전람회를 열고, 미술교육, 출판 등으로 활동을 확장해갔다.

광복은 한편으로는 대혼란의 시작이기도 했다. 남과 북,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 보수와 진보의 첨예한 갈등 구조 는 예술가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이념과 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게 했다. 

류경채, 폐림지 근방, 85x129㎝, 캔버스에 유채, 1949,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한국화에서는 일본의 영향을 받은 채색화에서 벗어나 수묵 본연의 전통 회화를 살리려는 운동이 전개됐고, 유화에서는 새로운 조형이념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한국모더니즘 미술을 대표하는 신사실파도 이 시기 결성됐다.

광복 70년을 기념하는 미술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직무대리 김정배)과 서울시립미술관(관장 김홍희)이 잇달아 기획전을 마련했다. 

이쾌대, 군상1-해방고지, 캔버스에 유채, 181x222.5㎝, 1948, 개인소장

먼저 국립현대미술관은 22일부터 11월 1일까지 덕수궁관에서 ‘광복 70년 기념 한국근대미술 소장품’전을 연다. 1945년 광복 직후부터 1950년 한국전쟁 직전까지 작가들의 작품과 활동상을 조명하는 전시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을 비롯, 공ㆍ사립미술관과 개인 소장품들을 통해 한국 근대미술을 돌아볼 수 있다. 한국화, 공예, 유화, 사진, 조각 등 51명 작가의 작품 120여점이 전시된다.

같은 시기 덕수궁관에서는 20세기를 대표하는 한국미술 거장 이쾌대(1913~1965)의 대규모 회고전도 함께 열린다. 해방 70년이자 이쾌대가 타계한지 50년이 되는 해, 미술관이 ‘거장 이쾌대, 해방의 대서사’전을 마련한 것. 이쾌대는 일제강점기, 해방, 한국전쟁까지 암울한 시기 대작을 쏟아냈다.

전시에서는 휘문고보부터 제국미술학교 재학시절인 학습기(1929~1937), 귀국 후 신미술가협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미술을 시도하는 모색기(1938~1944), 그리고 해방 이후 한국적인 리얼리즘 미술세계를 구현한 전성기(1945~1953) 등 시기별로 이쾌대의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특히 유족이 비공개로 소장하고 있던 드로잉 300여점 가운데 150점을 전시장에 걸었다. 또 이쾌대가 그린 잡지 표지화, 삽화 등과 함께, 서양화가 김창열, 심죽자, 김숙진, 조각가 전뢰진 등 제자들의 인터뷰 영상을 함께 보여준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어제’의 광복을 조명했다면,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늘’의 광복을 되새기는데 방점을 뒀다. 특히 광복과 분단, 통일이라는 역사적, 민족적 과제들을 끌어내기 위해 ‘북한’을 테마로 잡았다.

7월 21일부터 9월 2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리는 ‘북한프로젝트’전에는 강익중, 권하윤, 노순택, 박찬경, 선무, 이용백, 전소정, 닉 댄지거, 에도 하트먼, 왕 궈펑 등 국ㆍ내외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전시 구성은 크게 3가지로 나눴다. 북한 내에서 생산된 북한 화가들의 작업을 유화, 포스터, 우표를 통해 살펴보고, 외국 작가들이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 본 북한의 인물과 풍경을 담은 사진을 소개하고, 북한과 분단 현실을 화두로 작업하는 한국 작가들의 영상 설치 작업을 보여준다.

특히 북한에서 생산된 작품 중 유화는 네덜란드 로날드 드 그로엔 컬렉션, 포스터는 네덜란드 빔 반 데어 비즐 컬렉션, 우표는 한국 신동현 컬렉션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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