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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비행사 식품관리에서 출발한 해썹(HACCP), 20년간 생활 속 필수인증으로 정착
-안전 먹거리 유통 목적…5200개 식품ㆍ업체 지정
-식약처, 식품안전 수준 강화 및 정착 위해 전력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ㆍ이하 해썹)’ 제도가 1995년 국내 식품위생법 규정이 신설되면서 도입돼 벌써 20년을 훌쩍 넘었다. 해썹은 지난 2003년 어묵, 냉동수산식품 등 위생관리가 취약한 6개 식품에 의무적용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05년 김치 기생충 알 검출 파동을 겪으면서 2006년부터는 김치를 포함한 7개 식품군에 적용돼 왔다. 지난해 과자류, 즉석식품류 등 8개 항목이 추가돼 현재 총 15개 제품군 5200여개 식품ㆍ업체가 해썹 지정을 받았다. 해썹 지정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지만, 아직도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그리 높지 않다. 우리 생활 속 해썹 제도와 그 효과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해썹, 우주비행사 식품관리에서 시작=1960년 미국 NASA(미 항공우주국)에서 우주계획용 식품을 100% 안전하게 제조하기 위한 식품위생관리 방법으로 시작된 것이 시초다. 미국 식품미생물기준 자문위원회(NACMCF)에서 해썹 지침을 제시하고, 이 중에서 해썹 7원칙을 최초로 제시한 것이 1987년이다. 해썹의 7원칙으로는 ▷위해요소 분석 ▷중요관리점 결정 ▷한계기준 설정 ▷모니터링 체계 확립 ▷개선조치 방법 수립 ▷검증 방법 및 절차 수립 ▷문서화 및 기록유지 등이다.


이어 1993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HACCP적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전세계 165개 회원국에 식품 안전성 제고를 위한 해썹 도입을 권고했다.

해섭의 기본 개념은 ‘식품의 원재료부터 제조ㆍ가공 및 조리, 유통판매 단계를 거쳐 최종소비자가 섭취하기까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위해요소를 찾아내고, 이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해 식품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학적인 사전예방적 관리시스템’으로 정의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소비안전과 정형욱 연구관은 “해썹은 식품 제조ㆍ가공업체 제품의 식중독균, 중금속, 이물 위해요소를 분석해 해당 위해요소를 예방ㆍ제거하거나 허용기준치 이하로 감소시킬 수 있는 공정을 중점관리한다”고 설명했다.

▶5200여개 식품ㆍ업체 지정=지난 2007년 해썹 활성화를 위해 해썹 지원사업단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소속으로 설치ㆍ운영되기 시작했다. 이듬해 정부 차원에서 ‘식품안전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해썹 활성화까지 발표하면서 2012년까지 1809개소로 지정 확대됐다.

2011년에는 식품안전정책위원회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2차 식품안전관리기본계획’에 따라 해썹 적용을 확대 추진하기로 하고, 2013년 3400개소(전체 식품제조업소의 15%), 2014년까지 4400개소(전체 식품제조업소의 20%)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현정부 들어와서 해썹 제도는 더 탄력을 받아 국정과제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지난해에는 기존 배추김치 등 7개 품목에서 과자류 등 15개 품목으로 의무적용 품목을 확대ㆍ시행하고 있다.

기존 7개 품목(어묵류, 냉동식품(피자류ㆍ만두류ㆍ면류), 냉동수산식품(어류ㆍ연체류ㆍ조미가공품), 빙과류, 비가열음료, 레토르트 식품, 배추김치)에서 8개 품목(어육소시지, 과자ㆍ캔디류, 음료류, 빵류ㆍ떡류, 초콜릿류, 국수ㆍ유탕면류, 특수용도식품, 즉석섭취식품)을 확대해 업체별 매출액과 종업원수에 따라 2020년까지 4단계로 인증을 확대해 갈 예정이다. 이 중 연매출 100억원 이상 업체는 2017년까지 인증을 받게 된다.

▶해썹 지정됐더니 매출ㆍ수익↑=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커지면서 식량 안전성 강화를 위한 식품안전제도 정착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식품산업은 새로운 식중독균의 출현, 식품공급시스템의 대규모화, 소비형태의 외식화ㆍ다양화, 환경오염 등으로 안전성 위협 요소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우리 시대의 먹거리 안전을 확보해주고 있는 해썹(HACCP)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안전한 먹거리 유통을 목적으로 탄생한 해썹은 20년간 우리의 밥상 안전을 책임져왔다.

정 연구관은 “정부가 지원해야 할 정책 중 하나는 식품안전관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강화해 식품 안전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라며 “식량의 안전한 공급을 위해서는 가공시설의 현대화가 필요하며, 안전성 제고를 위해 해썹 지정 업체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 해썹을 도입할 경우 식품제조ㆍ가공업체의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의 식품제조ㆍ가공업체 HACCP 적용 비용ㆍ편익 분석결과, 해썹 인증을 받은 671개 업체들의 매출액은 해썹 지정 후 29.9% 상승했고, 납품처수도 57.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품이나 교환이 감소하면서 소비자 만족도가 증가하고, 이는 기업이미지 개선으로 이어져 매출과 수익에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썹 적용식품이 많아질수록 소비자가 안전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게 되고, 식품이물사고나 식중독 등 식품안전사고의 감소로 유통식품 전반에 대한 안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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