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천구와 서울시, 교육청, 서울메트로, 은정초등학교, 학부도 등 모두의 힘 모아 이뤄낸 결실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2001년부터 지역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준 양천구 은정초등학교의 ‘지하철 공부방’이 오는 21일 온 마을이 함께하는 새로운 화합의 장으로 재탄생한다.
2001년 7월, 외환위기 당시 신정차량기지 직원들이 인근지역의 아이들을 차량기지로 초청해서 한 끼, 두 끼 밥을 먹이면서 시작된 은정초등학교의 지하철 공부방은 15년이라는 시간동안 지역 아이들과 꾸준히 함께해왔다. 하지만 지난 3월 교내 안전문제 발생에 대한 학교측의 우려로 운영이 중단됐었다.
양천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청 및 교육청 그리고 공부방 운영을 지원해 온 서울메트로 후원회, 공부방 교사 그리고 은정초등학교 등의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각자의 입장을 떠나 우선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춰서 모든 것을 생각해보자는 취지였다.
이렇게 마련된 회의는 3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수차례 계속돼 왔다.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자는 구의 설득 끝에 교육청ㆍ후원회ㆍ학교ㆍ서울시 관계자 등 이를 해결할 전문가들이 빠짐없이 매 회의에 참석해 왔고 그 결과 오는 22일 지하철 공부방이 ‘마을결합형 돌봄교실’의 형태로 아이들과 다시 만나게 된다.
정식 명칭은 ‘마을결합형 은정돌봄센터(이하 은정센터)’로 결정됐다.
양천구는 논의 과정에서 기존의 돌봄교실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기존의 공부방 아이들과 교사들이 거리로 나가는 극단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돌봄교실과 공부방의 중간 형태인 마을결합형 돌봄센터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사회적 협동조합에 돌봄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방안’도 상호 검토할 것을 제시했다. 구는 은정센터가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마을이 함께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민관거버넌스적 형태의 새로운 교육돌봄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롭게 운영을 시작하는 은정센터는 이번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게 된다.
우선 장소는 기존대로 은정초등학교에서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다양성해 졌다. 은정센터에서는 수학, 독서논술, 경제, 영어뮤지컬 등의 교과교육은 물론 전래놀이, 댄스 테라피 등을 다양한 놀이문화 프로그램, 그리고 마을을 주제로 한 역사 수업, 서울 메트로 견학 및 시승 체험 등 양질의 교육프로램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은정센터가 지역사회와 함께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구조를 확보기 위해 학교장, 서울시의회 의원, 학부모대표 및 서울메트로 후원회와 양천구 관계자 등이 함께하는 운영협의회도 구성됐다.
이 외에도 구는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지원을 통해 은정센터 활성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등 실질적으로 은정센터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학교와 지역, 민간기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등 마을 모두가 나서야 한다”며 “이번 센터 개소를 계기로 우리 아이들이 바르고 행복한 꿈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결합형 은정돌봄센터 개소식은 21일(화) 오후3시에 은정초등학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