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해병대에서 가혹행위를 신고한 병사가 보복에 시달리다 자살을 기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해병대사령부가 재수사에 착수햇다.

해병대사령부의 한 관계자는 20일 “최근 2사단에 배치된 A(20) 일병이 동기 2명과 함께 선임병으로부터 구타를 당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오늘부터 사령부 차원에서 재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재수사를 통해 가혹행위 여부가 확인되면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할 계획이다.

“샤워실 나체 폭언, 구타” 해병대 병사, 신고 후 자살시도

국가인권위원회와 피해 병사의 가족에 따르면 지난 5월 A 일병은 다른 동료 두 명과 함께 선임병 3명으로부터 구타를 당했다. 가족들은 선임병들이 A 일병이 자는 침상을 발로 차는가 하면 샤워실에서 나체 상태인 A 일병을 세워두고 폭언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선임병들이 그에게 경례 연습을 500번 이상 시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철모로 머리를 얻어맞거나 넘어지면 발로 밟히는 등 구타를 당한 A 일병은 마침 부대에 찾아온 민간인 상담사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다.

이를 통해 폭행 사실이 알려지자 가해 병사 3명은 다른 부대로 전출됐으나 정작 전출을 원했던 피해자들은 계속 부대에 남게 됐다.

이후 A 일병은 6월28일 생활관 3층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기도했다. 다리부터 떨어져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왼쪽 발을 심하게 다쳤다.

해병대 관계자는 “A 일병의 동기 2명 중 1명은 자신이 원해 해당 부대에 계속 잔류했고 다른 1명은 다른 부대로 전출했다”면서 “해병대는 이들 병사가 명예롭게 전역할 때까지 관리를 제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