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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死卽生 각오로 개혁”…다시 신발끈 매는 권오준 회장... 포스코 47개 계열사 2년 내 절반 감축 등 5대 고강도 경영쇄신안 발표…“인위적 인력감축 없을 것”
‘위기의 포스코호(號)’를 이끌고 있는 권오준(사진ㆍ65) 회장이 국민과 투자자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15일 오후 포스코 2분기 실적발표를 겸한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한 권 회장의 참담한 표정이 생존위기에 처한 포스코의 현재를 여실히 보여줬다.

권 회장은 이날 직접 구조조정 방안, 윤리ㆍ책임경영 등의 내용을 담은 ‘5대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그는 비장한 표정으로 “송구하다”는 말을 연거푸 내놨다. CEO가 직접 나서서 사과를 하고, 쇄신안을 발표한건 1968년 포스코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권 회장은 “그동안 포스코 사람들은 스스로 깨끗한 기업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이번 검찰 조사를 통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며 “상당히 가슴이 아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권 회장이 본 포스코의 위기를 부른 큰 요인은 무분별한 투자와 계열사 확장으로 인한 부채 확대였다. 

대표 부실 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은 지난해 영업손실만 1891억원에 달해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있고, 고순도 알루미나를 앞세웠던 포스하이알도 모기업인 포스코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이날 발표한 2분기 실적도 포스코 개별로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률이 1.6% 상승했지만, 계열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는 이익율이 감소했다. 계열사의 부실 경영이 그만큼 심각한 수준이라는 방증이다.

포스코는 처방전으로 “2017년까지 현재 47개인 계열사수를 22개로 50% 줄이고, 167개에 달하는 해외 연결법인은 2017년까지 117개사로 30% 감축하겠다”는 파격안을 제시했다.

권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이룬 구조조정 건수는 31건이다. 그는 “올해 말까지 10개(국내 계열사)까지 더 정리하겠다”면서 “다만 인위적인 감원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연간 5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목표치도 제시했다.

포스코는 그외에도 부실 투자에 철저한 책임을 지우는 ‘투자실명제’, 사내 금품 비리나 성희롱 등이 적발되면 단번에 징계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같은 강도높은 쇄신안을 제시했다. 이날 포스코는 그동안 부실 경영에 대한 처벌 차원에서 25명의 임원을 퇴진시켰다.

이같은 내용이 발표되자 재계에선 나름 파격적인 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제 구호는 나왔고, 남은건 실천이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1년간의 행보가 포스코의 미래를 좌우할 갈림길이 될 것”이라며 “구호를 내세우는건 쉽지만 실행은 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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