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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제자들은 ‘인분 교수’ 명령에 따랐을까…밀그램 실험보니 ‘전기충격도’
[헤럴드경제]오랜 기간동안 제자에게 인분을 먹이는 등 폭행을 가한 교수가 구속된 가운데 이 엽기 행각에 가담했던 교수의 제자들도 불구속 입건됐다.
경기 성남 중원경찰서는 지난 14일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모대학 A(52) 교수를 구속했으며, 같은 사무국에서 근무하며 가혹 행위에 가담한 이들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이 대표인 한 디자인협회에 제자인 B(29)씨를 취업시켰다. 그러나 A씨는 성B씨를 2013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의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운 뒤 호신용 스프레이를 쏘아 화상을 입히거나 인분을 컵에 담아 강제로 먹게 하는 등의 가혹행위까지 했다.

이러한 엽기 행각에는 A씨 뿐 아니라 A씨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제자들도 가담됐다.

B씨의 주장에 따르면 A씨는 이같은 가혹행위를 그의 제자들에게도 명령하고 그를 감시하도록 시켰다.

A 씨는 외출 중일 때 카카오톡 단체방에 “오늘은 따귀 ○○대”라는 식으로 B 씨 등에게 폭행을 사주했으며, 폭행 장면을 아프리카TV 인터넷 방송을 통해 휴대전화로 실시간 확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심리학 교과서에 나올 상황”이라며 개탄하면서 밀그램 실험결과를 예로 들었다.

밀그램 실험은 2차 대전 직후 미국의 예일 대학 교수였던 스텐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이 실행한 ‘복종 실험’이다.

당시 밀그램은 사람들이 파괴적인 명령에 굴복하는 이유가 성격보다 상황에 있다고 믿고, 굉장히 설득력 있는 상황이 생기면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윤리적, 도덕적인 규칙을 무시하고 명령에 따라 잔혹한 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밀그램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밀그램 교수는 ‘기억력 향상에 관한 실험 참가자에게 1시간에 4달러를 드립니다’란 공고를 냈다. 이후 참가자에게 ‘교사’ 역을 맡기고 ‘학생’ 역을 맡은 조교가 틀린 답을 말할 때마다 전기충격이 점점 심해지도록 했다. 실험실에는 엄숙한 표정의 ‘통제관’이 앉아 있었고 ‘교사’는 ‘통제관’의 지시를 따라야 했다.

전기충격 때문에 ‘학생’이 고통을 못이겨 비명을 지르는 상황에 ‘교사’가 항의를 제기할 때마다 ‘통제관’은 “계속하십시오” “실험규칙에 따라 계속 진행해야 합니다” “당신이 계속 진행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라며 계속적인 ‘권위적’ 지시를 내렸다.

이런 4단계의 ‘권위적 지시’에도 불구하고 ‘교사’가 실험 중단 의사를 밝힐 경우 실험은 종료됐다. ‘교사’가 ‘통제관’에게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 통제관은 “비록 고통스럽긴 하지만 근섬유에 항구적인 손상을 유발하진 않습니다”라는 모호한 답변을 주었다.

실험결과 참가자들은 심한 스트레스 상태에서 평균 285볼트까지 전기충격을 가했으며 그 중 65%는 최대 강도에 해당하는 450볼트의 버튼을 눌렀다. 특히 참가자가 양심적일수록 피해자에게 가한 전기충격의 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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