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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경 급한 政靑 ‘환의 장막’…요지부동 이종걸
[헤럴드경제=홍성원ㆍ장필수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오전 8시반께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를 찾았다. 예정에 없던 ‘깜짝 방문’이다. 11조8000억원으로 짠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요청하기 위해서다. 어차피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진행된 기획재정위에 출석, 여야 의원들에게 정부 추경안 처리 협조를 구해야 하는 처지인 최 부총리는 야당 원내 사령탑인 이 원내대표에게 먼저 달려간 것이다.

신임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도 전날 이 원내대표와 만나 추경을 포함해 현안 관련 두루 협조를 구한 걸 감안하면, 추경이 급한 청와대와 정부는 최 부총리ㆍ현기환 수석을 통해 ‘환의 장막’을 친 셈이다.

만남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이 원내대표의 생각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는 정부안에 나온 액수의 절반을 싹둑 자른 6조원 정도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및 가뭄을 위한 추경에 맞다고 판단하고 있다.

20여분간의 비공개 회동이 끝난 뒤 최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추경 예산 심의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잘 좀 처리를 해주십사 부탁을 드리러 왔다”고 했다. 그는 “여러가지 야당 입장에서 제기할 수 있는 문제점을 (이 원내대표가) 말했고, 하여튼 급하기 때문에 시간은 맞춰서 해야 하지 않겠나, 이런 정도 말씀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세입보전 추경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특히 메르스 지원 사업에 관한 강력한 요구를 했다”고 배석했던 박수현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새정치연합은 정부 추경안 중 5조6000억원이 세입 규모를 하향 조정하는 세입경정 예산이라는 점에서 전액 삭감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아울러 “추경에 포함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같은 것들은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해도 되는 게 많은데 굳이 추경에 해야 하나”라고 지적했고, 이에 최 부총리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올해 안에 꼭 집행이 가능한 사업들을 뽑아낸 것이어서 처리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이 원내대표는 추경 처리 시점과 관련해 정부 측에서 오는 20일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20일이 불가피한 이유가 있나”라고 하자, 최 부총리는 “가능하면 빨리 해달라는 요구를 당에서 한 것이지, 정부는 꼭 그 날을 고집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최 부총리와 이 원내대표간 회동에서 접점을 찾는 데 실패한 만큼 추경을 둘러싼 청와대와 정부, 야당의 기싸움은 최대 열흘 가량 이어질 전망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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