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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 창조, 평화’의 1만4400㎞…유라시아 친선특급 대장정 출발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실은 ‘유라시아 친선특급’이 1만4400㎞의 대장정에 올랐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GR) 등을 따라 러시아와 중국, 몽골, 벨라루스, 폴란드, 독일 등 6개국을 지나는 세계 최장의 철길이다.

외교부와 코레일은 14일 오전 서울역에서 발대식을 갖고 3만6000여리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발대식에서는 ‘꿈의 철도 점등식’을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과 새로운 유라시아 시대를 열어가고자 하는 국민의 소망과 열정을 실은 유라시아 친선특급의 출발을 선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유라시아 친선특급은 서울에서부터 베를린까지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과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 평화와 번영의 메시지를 펼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친선대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하나의 대륙, 창조의 대륙, 평화의 대륙 실현을 앞당기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각계각층의 국민 300여명은 ‘하나의 꿈, 하나의 유라시아’라는 기치 아래 이날부터 8월 2일까지 19박 20일의 대장정을 달리게 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베를린까지 총 1만1900㎞ 구간과 베이징에서 이르쿠츠크까지 총 2500㎞의 구간으로 지구 둘레의 1/3에 해당하는 장로다.

마지막 종착지인 베를린에서는 한반도 분단 70주년, 독일 통일 25주년을 맞아 평화통일 기원행진, 한ㆍ독 대학생 통일 대토론회, 그리고 통일독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 광장에서의 야외 특별공연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유라시아 친선특급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정부의 3대 ‘대외 구상’ 중 하나다.

철마가 가로지르는 유라시아 대륙은 우리 민족의 역사이자 삶의 무대이기도 했다.

근대 이후만 하더라도 을사조약으로 외교권을 박탈당한 대한제국의 마지막 희망을 품은 이준 열사와 이상설, 이위종 지사가 1907년 이 길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로 향했고, 고(故) 손기정 선수가 1936년 이 길을 따라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했다.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참가자들은 5개국 10개 도시에서 개최되는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공공외교 사절단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다만 대륙 동쪽 끝 한반도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지나 서쪽 독일까지 잇는 교통ㆍ물류ㆍ에너지의 대동맹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대장정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반도 종단이 빠졌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 때문에 300여명의 참가자들은 서울역에서 발대식을 가진 뒤 비행기 편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해 출발해야 한다.

남북은 지난 2007년 12월 56년만에 경의선 화물열차 개통으로 끊어진 혈맥을 잠시 잇기도 했지만 이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경의선은 물론 경원선, 동해선 등 3대 철도망이 모두 가로막힌 상황이다.

북한은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제안한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과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구상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발대식에 앞서 “유라시아 친선특급 사업은 단순 전시성 사업이 아니며 유라시아 철도의 전략적 중요성을 반영한 사업”이라면서 “북한이 진정성 있는 대화와 변화의 길로 들어선다면 모든 협력의 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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