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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까지 상품화된 ‘괭이부리마을’…누리꾼들 “천박하다” 분노
[헤럴드경제]국내 대표 쪽방촌인 인천 괭이부리마을에서 지자체가 “가난을 팔려 한다”는 논란이 일어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

인천 동구는 부모와 아이가 쪽방촌에서 숙박하면서 옛 생활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든다는 내용을 담은 ‘인천시 동구 옛 생활 체험관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생활 체험관은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쪽방촌인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안에 만들 예정이며, 주민들이 사랑방으로 사용하고 있는 2층짜리 주택을 일부 리모델링해 조성한다.

체험관 1박 숙박료는 1만원으로, 무보가 자녀를 동반해야 입실할 수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구도심의 특성에 맞는 체험관을 조성하면 자연스럽게 지역을 찾는 사람이 늘고 다른 관광지와도 연계돼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기대했지만, 지역 주민들은 “쪽방촌을 관광지로 만들어 상품화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익명의 한 마을 주민은 “지난 5월 어린이날에 마을을 방문한 한 아이가 옆에 있던 친구에게 ‘공부 안 하면 이런 데서 살아야 한대’라고 말해 수치심을 줬다”고 격분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SNS 상에서 정책자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임****’은 “벽화마을이다 뭐다 좋은 취지로 만든 곳도 외지인들 와서 떠들고 쓰레기때문에 힘든 주민들도 많다”며 “좋은 취지라기보단 이런 삶도 있다고 보여주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아이디 ‘ll****’은 “주민들께 사과해야 한다”며 지자체의 사과를 촉구했다.

나아가 한국 사회의 물질만능주의를 지적하기도 했다. 트위터 사용자 ‘Hah****’는 “기본적으로 사람들 대하는 매너가 너무나 천박하다”며 “그저 돈벌 생각만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된 괭이부리마을은 6ㆍ25 전쟁 직후 조성된 국내 대표적인 쪽방촌이다. 2015년 초 기준으로 230세대에서 300명 가량이 살고 있다. 김중미 작가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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