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값은 지난달 29일 ℓ당 1584.88원을 고점으로 10일 연속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 주요 정유사들이 공장 가동률을 높여 시장 내 공급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 초 대규모 파업으로 공장을 폐쇄했던 미국 정유사들은 지난주 공장 가동률을 95%까지 높였다. 기타 정유사들도 5월을 전후로 정기보수를 완료하고 공장을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국제원유와 제품가격 하락으로 수요가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도 가격하락세를 부채질했다. 유가가 일단 하락하기 시작하면, 구매자들이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구매시점을 늦춰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다.
이에 우리나라 휘발유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싱가포르 현물시장 휘발유값(92RON)은 이미 지난달 11일 배럴당 85.88달러를 기록한 후 이달 8일 72.44달러까지 가파르게 떨어졌다. 이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은 국내 정유사들이 최종 공급가를 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다. 다만 이러한 국제유가 및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은 우리나라 정유사들이 원유를 수입해 정제과정을 거쳐 출고하는 약 20일간의 시차를 두고 국내 반영된다. 지난달 말에 이르러서야 국내 소비자들이 휘발유값 하락세를 체감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스 사태와 이란핵협상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8% 가까이 급락한 여파는 이달 말 들어 국내 휘발유값에 반영될 전망이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최근 60달러선을 횡보하다가 지난 7일 배럴당 54.98달러로 내려앉았다. 지난 9일에는 소폭 상승해 56.69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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