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정책위의장은 10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직 합의 추대와 관련) 저는 고민 중에 있고 업무 연속성과 수도권의 중요성을 감안해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기회를 주면 헌신할 각오도 돼 있다”고 밝혔다.
원 의장은 “하루 빨리 추가경정 예산도 처리해야 하고 당ㆍ정ㆍ청이 하나 돼서 민생현장을 살펴야 한다”며 “당이 화합해야 하는데 당 대표의 의중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과정에서는 김무성 대표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의장이 전날(9일)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지 고민 중”이라고 밝힌 데서 한 걸음 나아가 사실상 원내대표직 수락 의사를 밝힌 것이다.
원 의장은 또 “당이 빨리 전열을 정비해 당ㆍ청이 하나 돼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해 민생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관계자도 ‘원유철 합의추대’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합의추대 방식으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수도권 4선 의원인 원유철 의장이 유력한 후보”라고 했다.
김무성 대표의 핵심 측근 의원은 “원 의장이 ‘당 대표의 의중이 중요하다’는 뜻을 전했다”며 “김 대표의 의중은 ‘여러 의견을 청취하겠지만 수도권에서 해주면 좋지 않겠냐’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취약 지역인 수도권 출신 의원이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당 대표와 원 의장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김 대표의 의중이 원 의장에게 있음을 시사했다.
새누리당의 비박(비박근혜)계 초선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원 의장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를 이뤘다는 점에서 마음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당이 원 의장을 필요로 할 때 ‘선당후사’ 정신을 생각한다면 원내대표직을 피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전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사퇴한 뒤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는 경선이 아닌 합의추대로 선출돼야 한다는 게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중론이다.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 과정에서 친박계와 비박계가 날카롭게 대립한 만큼 더 이상 계파갈등이 불거지는 것을 막기 위해선 경선이 아닌 합의추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원 전 의장은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계파색이 옅고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만큼 원내지도부 교체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유 전 원내대표와 ‘한팀’으로 원내지도부를 이끌었다는 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다른 후보로는 3선의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주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정무특보를 지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수도권 4선 정병국ㆍ심재철 의원, 3선의 홍문종 의원, 충청권의 3선 정우택 의원 그리고 친박계 인사로는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던 이주영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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