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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시동 건듯 안건듯…미국 신사 ‘링컨MKZ 하이브리드’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포드자동차 중 링컨MKZ 하이브리드는 두 번째로 이산화탄소 배출량(99g/㎞)이 적은 모델이다. 공인 연비(16.8㎞/ℓ)도 세 번째로 높을 정도로 포드자동차의 대표적인 친환경차로 꼽힌다.

그렇다고 에너지 효율성에만 집중한 것도 아니다. 외관을 둘러보면 전면부 디자인은 기품 있는 미국 신사의 콧털을 연상케 한다. 일자로 쭉 뻗은 후면부의 램프 디자인을 놓고 호불호가 갈리지만 링컨만의 개성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런 점에서 링컨MKZ 하이브리드는 진중한 멋과 실용성이 어우러진 차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주말 동안 이 차로 200㎞ 가까이 되는 거리를 시승하면서 미국차는 묵직하기만 하고 연료 소비가 해프다는 편견을 깰 수 있었다. 

첫 경로는 서울 강북구 번동에서 출발해 인천 송도 중앙공원까지 59.6㎞ 구간이었다. 시동을 켜자 하이브리드카 특유의 무음에 가까운 저음만 들렸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아파트 단지를 통과하자 가볍게 ‘부르릉’ 소리가 나더니 그제서야 시동이 걸렸음을 실감케 했다.

핸들 왼쪽편에 설정 장치를 통해 운전 모드를 일단 정상에 맞췄다. 평지에서는 묵직하게 뻗어가며 무게감이 전달됐다. 이는 핸들을 잡은 손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다만 언덕이나 앞차와 벌어진 거리를 일시에 좁혀야 하는 상황에서 순간 가속은 생각 만큼 민첩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경인고속도로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꿔 놓고 달리자 언제 그랬다는듯이 굼뜬 모습을 벗고 한층 가볍게 속도를 냈다. 시속 140~150㎞까지는 부드럽게 증속했다. 정숙했던 차에서 엔진 소리가 제법 크게 들렸지만 뒷사람과의 대화에 방해를 줄 정도는 아니었다.

60㎞ 정도 되는 거리를 1시간 40분 넘게 달리자 계기판에는 연비가 16.5㎞/ℓ로 찍혔다. 공인 연비와 거의 비슷했다. 그 옆에 ‘31.2EV’라고 표시됐다. 전체 거리 중 전기 모드로 이동한 거리가 31.2㎞라는 의미다. 전체 달린 거리 중 절반 이상을 전기에너지로 주행한 셈이다.

인천 일대를 추가로 더 돌고 강북구 번동으로 돌아오기까지 133.1㎞의 거리를 3시간 40분 넘게 더 달린 결과 역시 전기모드 주행거리가 64.6㎞로 나타났다. 연비는 16.3㎞/ℓ로 약간 떨어졌지만 주말 오후 도로가 다소 막힌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운전 중 편했던 점은 오른팔을 편하게 걸치기 좋도록 넉넉하게 디자인된 센터페시아 공간이었다. 기어를 조절하는 별도 장치 없이버튼식이어서 넓고 평평한 받침대 삼아 여유롭게 운전할 수 있었다.

반면 가장 불편했던 점은 사이드미러였다. 큰 차체에 비해 다소 작은 크기의 사이드미러, 여기에 상단 구석에 이중으로 설치된 볼록 거울까지 링컨을 처음 접하는 경우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볼록 거울에 다른 차가 들어오면 차선변경을 피해야 하지만 눈에 익기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다. 링컨 영업지점에 문의하니 이 같은 불편에 별도로 사이드미러를 구매해 교체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주행 중 수시로 운전 모드를 바꿀 수 없는 것도 단점이다. 필요에 따라 스포츠, 컴포트 등의 버튼을 누를 수 있게 한 다른 모델과 달리 링컨MKZ하이브리드는 핸들 왼쪽 조절 장치를 통해 3단계를 거쳐야만 모드 선택이 가능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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