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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양시멘트 인수전 외국자본 ‘주의보’
외국계 사모펀드도 참여…인수성사땐 시장 55% 점유
토종자본 산업주도권 상실우려



동양시멘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임박한 가운데 이번 인수전을 토종자본 대 외국자본의 경쟁구도로 보는 새로운 시각이 떠올랐다.현재 국내 7개 주요 시멘트 회사 중 1위 쌍용양회와 5위 라파즈한라시멘트가 외국계 기업이다. 동양시멘트까지 외국자본에 인수될 경우 총 44.7%, 가격 협상력을 가진 주요 7개사 기준으로는 55%의 시장점유율을 갖게 된다. 시멘트산업 주도권이 외국으로 넘어가는 셈이다. ▶표 참조 9일 시장에 따르면, 동양시멘트 매각에 7개 사가 본입찰대상자(숏리스트)로 선정됐으며, 외국계 사모투자사(PE)들이 변수가 되고 있다. 북미 건자재회사 CRH는 선정 직후 인수전 불참 의사를 밝혔다. 


동양시멘트 매각가격은 대략 7000억∼8000억원으로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인수전의 핵심은 가격이다.

현재 7개 본입찰대상자 중에는 라파즈한라, 유진기업, 한앤컴퍼니 등 3개 사가 PE를 끼고 있다. 삼표, 한일시멘트ㆍ아세아시멘트 컨소시엄, 한림건설, 한국레미콘조합연합회 등도 상황에 따라 재무적 투자자로 사모펀드를 동원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인수전을 토종자본 대 외국자본의 싸움으로 보는 견해가 대두됐다.

1위 쌍용양회와 5위 라파즈한라시멘트에 이어 2위 그룹인 동양시멘트까지 외국자본이 인수할 경우 시장 주도권을 외국에 내주게 된다.

국내 시멘트산업은 쌍용양회를 필두로 동양시멘트,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라파즈한라, 아세아시멘트, 현대시멘트 등 주요 7개 사가 가격협상권을 쥐고 있다. 이 기준으로는 3사의 시장 점유율이 55%로 치솟는다.

가격협상권이 외국계로 넘어갈 경우 덤핑 등 가격공세를 통한 시장재편이 우려된다는 게 시장 일각의 분석이다.

실제 필리핀의 경우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께 멕시코의 시멘트회사 시멕스, 스위스의 홀심, 프랑스의 라파즈 등이 필리핀 시멘트회사들을 헐값에 사들여 경쟁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시멘트 가격이 50% 이상 하락하며 출혈경쟁을 주도했다. 이를 통해 필리핀 시멘트 토종기업(총 18개)의 부실화를 유도한 뒤 15개 사를 인수해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기에 이른다. 이후 담합을 통해 지속적이고 대폭적인 가격인상을 추진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2013년 기준 한국의 시멘트 가격이 t당 70달러인데 비해 필리핀은 세계 최고 수준인 120달러까지 치솟았다.

국내에서도 유사 사례가 있다. 한 외국계 회사는 2000년대 초반 국내 회사를 인수한 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시멘트가격을 지속 낮췄으나 실패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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