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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엔 평범한 직장인…밤엔 도로위 무법자…‘두 얼굴’의 현대인
경찰 3개월간 보복운전 단속…가해자 51%가 일반 회사원
직장내 스트레스가 로드레이지로…연령으론 30대 36% 최고
차선바꾸기등 진로변경이 으뜸


‘달리는 살인행위’라 불리는 보복운전의 행태가 갈수록 잦아지고 난폭해지는 가운데, 최근 단속을 통해 검거된 보복운전 가해자 두명 중 한명은 보통 회사원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운전 중엔 오히려 더 폭력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면(假面)’ 쓴 현대인의 두 얼굴을 드러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석달간 단속을 벌인 결과 총 100건의 보복운전을 적발, 총 103명이 검거됐다.


가해자를 직업별로 분석해보면 일반 회사원이 53명(51.4%)으로 가장 많았다. 평소엔 넥타이 메고 조용히 조직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로드 레이지’(Road Rageㆍ운전자들의 난폭 행동)를 일삼는 ‘도로 위 무법자’로 가장 많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직장내 스트레스가 밀폐된 공간인 차 안에 혼자 있을 때 비이성적인 과격 행동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번째로 많은 직업은 택시·버스·택배기사 등 운수업자였다. 34명(33.2%)이 검거됐다. 전문직도 6명(5.8%)이나 보복운전으로 걸려들었고 무직자는 5명(4.8%) 밖에 안돼 예상 외로 적은 수를 기록했다.

가해자를 연령별로 나눠보면 30대가 37명(36)%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론 40대(29명), 50대(16)명, 20대(11명) 순이었다. 피해자도 30대가 3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 역시 40대(20명), 50대(18명), 20대(15명) 순으로 순위가 기록됐다. 보복운전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차선바꾸기 등 진로 변경시 발생된 시비로 총 53건이 이 때문에 발생됐다.

차선 끼어들기도 23건으로 두번째로 많았고 양보불이행 시비(10건), 경적사용(5건), 상향등사용·난폭운전·급제동(각 2건씩) 순이었다.

보복운전 방법으로 가장 많은 것은 고의로 일으킨 급제동(45건)이었다. 지그재그 주행으로 진로를 방해하는 방법이 24건으로 그다음으로 많았고 차량으로 바짝 밀어붙이는 방법이 10건, 차에 내려 상대 운전자를 직접 폭행하는 것이 7건, 장난감 총으로 비비탄을 발사하는 등 기타 방법도 7건으로 집계됐다.

보복운전을 하는 차종을 살펴보면 3000㏄ 이하 일반 승용차가 58대로 가장 많았다. 이에 비해 3000㏄ 이상 고급 승용차는 8건으로 적어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이 비교적 보복운전을 시도할 확률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오는 10일부터 한달간 보복운전 특별 단속기간을 운영한다. 경찰은 대형사로고 이어질 수 있는 보복운전을 강력 단속하는 차원에서 지난달 8일부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의 흉기 등 협박죄를 적용해 엄정 처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지휘부 회의에서 “단순한 교통사범이 아닌 강력범죄란 관점에서 한층 강화된 대응이 필요하다”며 “오는 10일부터 운영되는 집중신고기간을 통해 보복·난폭 운전을 하면 반드시 처벌된다는 인식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적극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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