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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 조용직]프라이드의 부활…그리고 국내 중계권 경쟁
격투기 올드팬들에게 프라이드FC는 향수의 존재다. 2000년대를 주름잡았던 일본산 대회로, 당시는 세계적으로도 UFC의 인기를 능가하는 1위 대회단체였다. 하지만 지상파TV 계약 해지 여파에 따른 경영 부진으로 도산한 뒤 지난 2007년 3월 UFC에 인수되는 형태로 세상에서 사라졌다.

이 프라이드FC가 최근 8년만에 부활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아직 기성 매스컴에서 보도한 적은 없지만 일부에서는 확정된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일본 격투기업계와 협력하고 있는 국내 관계자의 입에서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직은 소문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대략 요점을 추리면 이렇다. 당시 프라이드 운영사이던 DSE의 사카키바라 노부유키 대표와 UFC 주최사 주퍼 사간의 계약중 ‘관계자들의 경합금지’ 제약사항이 지난 해 중 만료됐기에 원 프라이드 멤버들에 의한 새 대회 설립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인수될 당시 프라이드 대회명과 로고, 음원 등을 모두 넘겼기에 동명의 대회명을 취하기는 어렵겠으나 저작권을 피하는 정도의 선에서 엄연히 프라이드의 부활임을 앞세우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일본 격투기 시장에서는 최근 ‘아베노믹스’에 의한 자국 경제의 호황을 등에 업고 UFC 대항마를 만들 만 한 여건과 공감대는 적잖이 형성돼 있는 상태다.

마침 지난 해 말 UFC와 결별한 뒤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던 원 프라이드FC 슈퍼스타 반델레이 시우바는 “조만간 초대형 단체가 설립된다. UFC의 독점 시대도 곧 끝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SNS 글을 남기기도 했다. 떠도는 말들로는 미국과 일본에 모두 거점을 둔 대형 영화제작사 W사가 메인스폰서로 나서 대회 운영자금을 댈 것이라는 구체적인 진행상황도 전해진다.

만약 프라이드가 부활을 달성한다면 ‘글로벌 진출’과 ‘아시아 넘버원’을 기치로 내세워 이달 중 일본에서 국내 격투기대회사 중 최초로 대회를 열 예정인 로드FC와 아시아시장에서 충돌하게 된다. 2000년대 같으면 국내 단체가 해외 단체와 흥행으로 경합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긴 하다. 더욱이 로드FC는 이번 일본대회와 올 하반기 중국대회를 앞두고 시가총액 22조4000억원의 중국 최대 인터넷백신기업 치후 360과 후원계약을 맺으며 든든한 백그라운드도 얻었다.

이러는 사이 올해 말 국내 방송계에선 또 다른 의미의 격투기 대결이 펼쳐진다. 에이클라(스포티비)가 보유한 UFC의 중계권 및 방송권 계약이 올 11월 만료된다. 시청률 보증수표인 UFC를 잡기 위해 스포츠물 판권 비즈니스의 강자 IB월드와이드(IB스포츠)는 물론 일부 종편채널도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정을 전제로 이야기하는 것이 거듭 아쉽긴 하지만, 프라이드가 올드 팬들의 바람대로 실제 부활한다면 프라이드는 방송사들의 이런 판권 경쟁에서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어찌 됐건 격투기를 즐기는 팬과 시청자 입장에서는 UFC와 프라이드FC를 모두 시청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상상이다. 이런 슈퍼 브랜드 격투기대회에 맞서 국내 토종단체인 로드FC가 얼마나 해외진출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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