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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수소차 ‘미라이’와 함께 미래가 왔다
[헤럴드경제(도쿄)=천예선 기자]“미라이와 함께 미래가 왔다.”

도요타자동차의 미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를 두고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한 말이다.

일본 도쿄 오다이바에서 지난달 30일 수소연료전지차(FCV) ‘미라이(일본어로 미래)’를 시승했다. 


첫인상은 강렬했다. 전면의 대담한 사이드 그릴이 시선을 압도했다. 연료 탱크내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결합시켜 달리는 FCV 특성상 많은 산소를 빨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양쪽 사이드 그릴이 커졌다. 덩달아 앞쪽 범퍼가 커지면서 그릴 위 헤드라이트는 얇고 날렵해졌다.

미라이의 풍채는 생각보다 컸다. 전장 4890mm, 전폭 1815mm, 전고 1535mm. 현대차 대형세단 그랜저(1470mm)보다 전고가 65mm 높다. 연료전지(스택)가 차체 바닥에 위치하면서 차문 손잡이도 가슴 선까지 올라왔다. 


측면은 물방울을 형상화했다. 공기를 빨아들여 물을 만드는 FCV의 특징을 표현한 것이다. 뒷면은 삼각형 모양의 후미등이 앞부분 사이드 그릴과 수미일관을 이룬다.

미라이를 타고 오다이바에 있는 도요타자동차 체험 테마파크 ‘메가웹’ 주변 3km를 달렸다. 


운전석에 앉아 가속페달을 밟자 조용하게 발진했다. 내연기관차에서 느낄 수 없는, 정숙함을 넘어선 고요함이다. 동승자와의 대화가 더욱 또렷하게 들렸다.

속도를 높이니 ‘슈웅’하는 전기모터 특유의 소리가 났다. 운전방법은 일반차와 다르지 않았지만 가속구간에서 ‘씨잉’ 하는 소리는 낯설었다. 차량 내 연료탱크에서 수소가 대량으로 발전장치로 보내질 때 고압 펌프가 풀가동하면서 나는 소리다.

미라이의 최고출력은 114kW다. 가솔린 엔진에 비유하면 6기통 3000~3500cc수준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9.6초가 걸린다.


10분 남짓한 주행시간으로 많은 것을 시험해 볼 수는 없었지만, 히사시 나카이 도요타 기술 홍보부장은 “스택(수소차 엔진에 해당)이 엔진룸이 아닌 앞좌석 바닥 쪽에 들어가 있어 무게중심이 낮다”며 “이것이 중량 밸런스를 높여 주행 반응이나 코너링을 좋게 해 달리는 즐거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점은 뒷좌석 공간이다. 연료전지 스택이 엔진룸이 아닌 센터콘솔 밑에 위치하면서 앞좌석 밑에 발을 뻗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일반차와 달리 좌석과 차체 바닥 사이에 틈이 없다는 말이다.

뒷좌석에 앉아 몸을 뒤로 젖히면 자연스럽게 발이 앞좌석 아래 공간으로 들어가게 되지만 그 공간이 막혀 있어 무릎각도는 편안함을 줄 만큼 둔각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다소 긴장한 채 앉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뒷좌석 중앙 암레스트(팔걸이)가 접혀지지 않고 고정돼 있는 것도 공간을 작게 느끼게 하는 요인이다. 수소 탱크가 뒷좌석과 뒷바퀴 쪽에 각각 1개씩 장착되면서 실내 공간이 손해를 봤다. 도요타가 5인승 세단이 아닌 4인승이 된 이유다.

운전을 마친 후 차량 뒤를 살폈다. 차체 아래쪽에서 물방울이 떨어졌다. 연료탱크의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가 만나 배출해 내는 수소연료전지차의 부산‘물’이다.

미라이의 일본 출시 가격은 723만6000만엔. 이중 일본 정부가 보조금 202만엔(약 2000만원)을 지원한다. 5월 말 현재 일본내 인도 대수는 200대 수준이다. 하지만 계약대수는 1500대(3월 현재)를 돌파했다. 미국과 유럽에는 올 가을 출시된다.

cheon@heraldcorp.com

☞수소연료전지차(FCVㆍFuel Cell Vehicle): 차량 내 고압 탱크에 저장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만들어낸 전기로 모터를 돌려 움직이는 자동차를 말한다. 매연없이 순수한 물만 배출하는 무공해 차량이기 때문에 석유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차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넘어서는 궁극적인 미래 자동차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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