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안 한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6일 열릴 의원총회에서 거취 입장을 밝힐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유 원내대표의 단답이다. 짧은 답변이지만 그 안엔 유 원내대표의 강한 의지가 읽힌다.

친박계는 이날을 유 원내대표 자진사퇴의 ‘데드라인’이라 강조했다. 이에 응하지 않겠다는 대응이다. 거취 문제는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유 원내대표의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유 원내대표는 이날 역시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 서울 개포동 자택 앞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거취 문제에 대해 “(오늘 의총에서 입장표명을) 안 한다”고 답했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에도 거취 질문이 쏟아졌다. 유 원내대표는 친박계 의원들이 자진사퇴 기한을 7일로 요구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선 고개를 저으며 “그 정도에서 그만…”이라고 답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7일 이후까지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사퇴 촉구 성명서를 내겠다고 유 원내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거취 문제에 대해선 함구를 이어가고 있지만, 원내대표 직 수행은 빠짐없이 이어가고 있다.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거취 문제 외에 국회법개정안 논란, 추가경정예산 논의 등은 발언을 이어갔다. 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결론난 대로 (국회법개정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나머지 민생법안 처리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야당의 의원총회 결과를 지켜보고 본회의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7월 추경 국회에 대한 가닥을 잡았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야당이 발표하기로 한 별도 추경에 대해선 예결위원회, 정부안과 함께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가 내일 열릴 예정이며 바로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해 다음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이날 의원총회 전후로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거나, 사퇴 의사를 밝히되 추경 등 현재 진행 중인 원내대표직의 업무를 모두 수행한 8월 즈음 사퇴를 하거나, 이대로 원내대표직을 고수하는 방안 등이다.

우선 남은 대통령 임기 기간에 당청 간 각을 세워야 한다는 부담감, 당청 갈등 책임론이 끝까지 따라붙는다는 점에서 시기의 문제일 뿐 사퇴를 거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이었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이날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7월 중 처리해야 할 현안이 있기 때문에 당장 사퇴하진 않겠지만, 청와대와의 대치관계에서 원내대표가 장기적으로 버티는 데엔 한계가 있다. 물러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당내에 유 원내대표를 지지하는 의원이 적지 않고, 여론도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반대하고 있다는 점, 이미 대통령이 임기 말을 향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유 원내대표가 끝까지 사퇴히지 않으리란 전망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결국 키는 유 원내대표가 갖고 있다. 주목할 건 이 난국 속에서도 유 원내대표는 끝까지 주도권을 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유 원내대표 ‘마이웨이’의 끝이 어디일지, 정치권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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