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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 정태일]친환경 수입車의 배신
최근 각 완성차 기업들이 보내오는 보도자료에 유난히 눈에 띄는 표현이 있다. 바로 ‘친환경’이다. 더욱 엄격해진 디젤차 배출가스 규제 ‘유로6’가 적용되는 시점(9월)보다 더 먼저 이 규제를 충족시키는 신차들을 내놓으면서 친환경차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유로6는 디젤차 배출가스 규제를 가리키는 용어다. 승용차의 경우 종전 유로5 기준 모델보다 NOx(질소산화물) 기준이 0.18g/㎞에서 0.08g/㎞로 50% 이상 강화된다. HC(탄화수소)와 NOx를 더한 수치도 0.230g/㎞에서 0.170g/㎞로 25% 이상 엄격해진다. 

이에 따라 유로6 기준을 맞추려면 신형 엔진을 장착하거나 별도의 공해저감장치를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원가에 상당 부분 반영될수밖에 없다. 소비자가격이 더 올라간다는 얘기다.

하지만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친환경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배출가스 등급 조사에서 일부 억대 수준의 수입차들은 가까스로 보통 정도에 그치고 있다.

환경부 산하 수도권대기환경청이 작년 출시한 디젤 수입차 대상으로 배출가스 등급을 산정한 결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수입한 ‘M클래스’, ‘S클래스’와 BMW코리아가 수입한 ‘X6’, ‘X5’ 등은1~5등급 중 중간 수준인 3등급을 받았다. 1등급에 가까울수록 배출되는 오염물질 양이 적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들 모델은 유로6가 적용됐음에도 3등급을 받았다.

M클래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디젤 수입차 평균보다 30% 이상 높았고, X6는 HC와 NOx 합계가 0.204g/㎞로 아예 유로6 기준인 0.170g/㎞를 훌쩍 초과했다.

작년 이들 모델이 출시될 당시 1년이나 먼저 유로6를 도입하면서 역시 고급 수입차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가의 가격에도 선뜻 지갑을 연 소비자들에게는 친환경 이미지 또한 좋은 인상으로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이들 모델이 배출하는 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량은 그리 획기적이지 않은 고만고만한 수준이다. 지금 도로를 달리고 있는 이들 모델은 여전히 전체 디젤 수입차 평균보다 23%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쏟아내고 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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