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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 “삼성물산 합병 반대 권고”
[헤럴드경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미국의 ISS (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합병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합병 반대 깃발 아래 외국인 투자자들이 모여들 가능성과 소액주주들의 합병 반대 목소리도 더 거세질 전망이라 삼성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처음으로 부당함을 지적한 데 이어 일부 소액주주들과 미국 2위 의결권 자문사 글라스 루이스마저도 같은 뜻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ISS는 3일 “삼성물산 주주들은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는 것을 권고한다”면서 “합병 절차가 관련 법을 준수하더라도 삼성물산의 주식 가치가 저평가돼 있어 삼성물산 주주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ISS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을 0.95 대 1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이 순자산가치(NAV) 대비 49.8% 저평가돼있고 제일모직은 41.4%로 고평가돼 있기 때문이라고 ISS는 설명했다.

오는 17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제일모직이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1대 0.3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이 비율을 적용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은 합병 전 23.2%(제일모직)에서 합병 후 16.5%(삼성물산)로 줄어든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의 지분은 합병 전 7.8%(제일모직)에서 합병 후 5.5%(삼성물산)로 바뀐다.

이건희 회장 2.86% 지분까지 더하면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30.42%가 된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율은 줄어들지만,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06%를 가져오게 됨으로써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현재 삼성은 “양사 간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상 규정에 따라 결정됐고 시장이 평가한 대로 합병 비율을 적용한 것”이라며 “한국에서 기업합병 때는 주가로 산정하는 것이 강행규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서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산정토록 하는 것은 주가가 해당 기업의 순자산가치뿐 아니라 수익가치, 장래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이 합병 비율을 바꾸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법에서 2013년 일정한 한도(특수관계인 사이 합병의 경우 상하 10% 범위에서 조정)에서 기준주가의 할인 또는 할증할 수 있다는 규정을 적용하면 된다.

또 17일 열리는 합병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합병을 반대하고 다시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재추진하면 바뀐 주식을 반영해 합병 비율이 재산정 된다.

ISS는 “합병이 무산되면 일시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삼성물산 자체 기업 가치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고 앞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또다시 삼성물산이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합병의 정당성과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승계에 대한 판단은 17일 주주총회에서 판가름날 것”이라면서 “삼성이 합병 비율은 시장이 정한 것이라고 주장한 만큼 주총 결과 역시 삼성에 대한 주주들의 시각을 담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ISS의 반대로 삼성물산 외국인 지분율 33.61%(엘리엇 제외 26.49%)가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커졌다. 전체 주주의 23%가 반대표를 던지면 합병안 통과는 힘들어지게 된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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