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부대서 섭외 ‘바꿔치기’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부대를 시찰할 때 해당 부대의 병약한 병사들을 다른 부대의 건강한 병사들로 ‘바꿔치기’하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자유아시아방송(RFA)은 3일 복수의 북한소식통을 인용해 “영양실조에 걸린 병사들을 감추기 위해 타 부대에서 데려온 건강한 병사들로 병사 바꿔치기까지 감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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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부대를 방문할 때마다 해당부대는 영양실조에 걸린 병약한 병사 대신 다른 부대의 건강한 병사들로 바꿔치기하는 일이 일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김 제1위원장이 지난 1월 군인들과 찍은 기념사진.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
최근 국경지역을 방문한 황해남도의 한 주민은 “2010년 연평도 포격도발을 감행해 김 제1위원장의 표창까지 받았던 부대인 인민군 4군단에서 식량문제가 악화돼 영양실조에 걸린 병사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병사들의 체격과 체력이 떨어져 한 개 분대가 다뤄야 할 방사포 한대를 중대병력이 겨우 다룰 정도”라고 전했다.
북한소식통은 “김 제1위원장이 올해 2월 이 부대를 현지 시찰했을 때 영양실조에 걸린 병사들을 빼돌리고 다른 부대의 건장한 군인들을 동원했다”며 “현지 군 지휘관들이 병사들의 식생활과 영양상태를 연출하기 위해 무척 고심했다”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도발을 감행하고 김 제1위원장이 방문하며 관심을 표명한 인민군 4군단 33사단 156연대 제53방사포대대조차 김 제1위원장의 현지시찰 때 병사들을 바꿔야할 만큼 열악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일이 일상화되면서 김 제1위원장이 다녀간 부대의 병사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4군단에서 복무 중인 아들을 둔 함경북도의 한 주민은 “식량보급이 제대로 안되는 게 아니라 보급된 식량을 중간에서 고위 군관들이 다 떼어 먹어 병사들이 영양실조에 걸릴 지경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4군단 병사들의 건강문제는 최근 김 제1위원장에 직접 보고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보고를 받은 김 제1위원장은 100일 동안 병사들의 키를 170㎝, 몸무게를 60㎏까지 끌어올리라는 ‘영양보충 100일 과제’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시에는 군 지휘관들이 4군단 내에서 가장 영양상태가 안좋은 병사들을 각각 1명씩 맡아 100일 동안 자신의 주택에서 함께 생활하며 건강을 회복시키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소식통은 “자신이 현지시찰을 할 때 군부대 병사들이 감쪽같이 바뀐다는 사실도 모르는 김정은이 과연 전쟁을 할 수 있겠냐”며 “군 지휘관들에게 일상화 된 부패행위를 뿌리 뽑지 못한다면 전쟁은 커녕 일상적인 군대를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