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심사위장 인맥도 도마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우수한 신진 건축가에게 주는 ‘2015 올해의 젊은 건축가상’이 무자격 수상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이 상을 수상한 건축사사무소 SoA의 공동 대표인 강예린, 이치훈, 이재원씨 중 실질적으로 SoA를 이끌고 있는 강예린, 이치훈 부부는 건축사 자격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수상자들이 심사위원과 학맥, 경력이 겹치는 점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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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A는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카드, 뉴욕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8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5’의 최종 건축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진은 Soa가 갈대발을 이용해 국립현대미술관에 설치한 작품.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
3일 헤럴드경제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건축사협회(회장 조충기)는 지난달 16일 ‘2015 젊은 건축가상 수상관련 무자격자 배제 및 정정보도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문체부에 보낸 공문을 통해 “건축사 자격증 취득자만이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고, 건축사 자격을 취득한 자로서라는 선행 조건이 있었으나 팀 단위라는 명분으로 무자격자에게 수상”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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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건축사협회가 문체부에 보낸 공문 |
협회는 이는 “일반 국민들이 무자격자도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강 씨와 이 씨의 수상 자격 무효를 문체부에 요청했다.
현재 젊은 건축가상 응모 자격은 ‘국내ㆍ외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한 개인 또는 팀, 대한민국 국적자로서 만 45세 이하’라고 명시돼 있다.
건축사사무소 SoA는 연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이치훈과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강예린 부부가 2010년 설립한 건축가 그룹으로, 이후 이재원 씨가 합류해 3인 체제로 운영해왔다.
SoA는 올해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카드, 뉴욕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8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5’의 최종 건축가로도 지난 3월 선정돼,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 갈대발을 이용한 설치물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의 젊은 건축가상은 문체부가 지난 2008년부터 시상해 온 상으로, 새건축사협의회, 한국건축가협회, 한국여성건축가협회, 3개 기관이 주관하고 있다. 공모 접수 등 실무는 새건축사협의회에서 맡고 있다.
이 상은 지난 4월 말 새건축사협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를 한 이후 공모 접수를 시작했다. 1차 서류심사를 거쳐 통과한 9개 팀이 6월 6일 아르코미술관에서 공개 프리젠테이션을 한 후, 2차 비공개 심사위원 토론을 거쳐 고득점자를 뽑는 방식으로 심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SoA와 함께 이은경 이엠에이 건축사사무소 대표, 조진만 조진만아키텍츠 대표가 최종 선정됐다.
대한건축사협회는 “건축사 유사 명칭 사용 및 공동대표 명칭 사용이 현행 건축사법 제 12조 및 제23조, 동법시행령 32조를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앞으로는 팀으로 응모할 경우 모두 건축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지, 혹은 한 명만 있으면 되는지 논란이 되는 부분을 검토해 기준을 명확하게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수상자들의 이력이 심사위원장 및 심사위원들과 교수와 제자, 직원 등 특정 인맥으로 얽혀있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 심사위원장은 건축가 민현식 (주)건축사사무소 기오헌 대표(한국건축가협회 명예이사)가 맡았다. 심사위원에는 김찬중 더시스템랩 대표, 이민아 협동원 건축사사무소 대표(서울대 출강), 정재헌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최윤경 중앙대학교 건축학부 교수가 참여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민현식씨는 서울대 출신으로, 건축사사무소 기오헌의 대표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교수와 미술원장을 역임했다. 심사위원인 이민아씨는 기오헌에서 10여년 근무하다 독립, 협동원 건축사무소를 열었다. 이번에 상을 수상한 SoA의 공동 대표인 강예린씨는 심사위원인 이민아씨가 대표로 있는 협동원 건축사사무소에서 근무한 바 있다. 또 강예린 씨와 이치훈 씨는 모두 한예종에 출강했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