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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인 91% “투잡의향 있다”
생활고에 가계지출은 늘고…실제 25%는 현재 투잡족


#.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박재환(37ㆍ가명) 씨는 지난해까지 직장일과 주말 영어 과외를 병행하는 ‘투잡(two-job)족’이었다.

눈코뜰새 없이 바쁜 직장 생활에 주말이라도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자녀 사교육비가 만만찮아 울며 겨자먹기로 일했다.

박 씨는 “휴일 없이 ‘월화수목금금금’ 생활을 5년 가까이 하다보니 돈도 좋지만 몸이 급격히 나빠지는 느낌이었다”면서 “아내와 상의 끝에 올 1년은 쉬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과외, 서빙,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물론 인터넷 쇼핑몰, 숙박업까지…’

생활고로 부업에 눈을 돌리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하루가 머다하고 오르는 물가에 생활비 지출은 늘어만 가는데 월급은 ‘만년 제자리’인 상황에 견디다 못해 쉬는 날에도 일터로 내몰리는 것이다.

일부 투잡족 가운데서는 결혼, 노후 대비 등을 위해 몸을 혹사시키고 있다.

실제로 현재 부업을 하거나 부업을 할 의향이 있는 직장인들은 적잖다.

최근 한 구직사이트에서 직장인 남녀 915명을 대상으로 투잡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0.8%가 ‘투잡을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 응답자의 25.6%는 현재 투잡을 하고 있었다.

지난해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사이트에서 진행한 동일한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30~40대 남성의 투잡 비율이 80% 이상이었으며, 투잡족의 평균 연봉은 1500만원이 72.7%로 가장 많았다.

직장인들이 투잡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활비 마련이다.

급하게 결혼 등을 이유로 목돈이 필요할 때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디자이너, IT업계 종사자 등은 본업과 관련된 일을 수주받아 부업을 하는 일이 많지만, 상당수는 과외나 편의점, 음식점, 카페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모은다.

직장인 이모(32ㆍ여) 씨도 “결혼 자금이 부족해 반년간 회사 일이 끝나면 저녁마다 식당에서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장일과 부업을 병행하기는 쉽지 않다.

박 씨는 “간혹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할 때가 생기면 과외 시간을 조정하는 게 골치아팠다”며, “최대한 평일에 업무를 다 끝내려고 자발적으로 야근을 하는 일이 잦았다”고 했다.

이 씨도 “회사 퇴근 시간이 일러 저녁 아르바이트가 어려울 거란 생각은 못 했다”면서 “막상 서빙을 하다보니 제대로 쉬지 못해 주말에는 잠만 자기 일쑤였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피해를 보는 자영업자들도 생기는 실정이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본업이 있는 아르바이트생 중에는 금방 그만 두거나 지각을 밥 먹듯이 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면서 “요즘엔 투잡은 안 된다고 아예 면접부터 못을 박는다”고 말했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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