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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조 무기중개상’의 거듭된 추락…정의승 또 영장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1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정의승(76) 씨는 국내 대표적인 1세대 무기중개상이다.

1970년대 후반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무기중개업을 국내에 처음으로 끌어들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정 씨는 1939년 강원도 강릉 학산에서 태어나 동해 북평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 생물학과에 입학했다가 해군사관학교로 진로를 바꿔 17기로 입교했다.

월남전에도 참전했던 그는 1977년 해군 중령으로 전역한 뒤 독일 엔진 제조업체 엠테우(MTU) 한국지사장 등을 역임하며 본격적으로 무기중개업에 뛰어들었다.

탁월한 영어 실력과 사교력으로 국내외에서 활동폭을 넓힌 정 씨는 1983년 자신의 고향 이름을 딴 무기중개업체 학산실업을 설립한 뒤 잠수함 건조업체 하데베(HDW)와 대리점 계약을 맺으며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서울 모 교회 장로로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정 씨는 언론에 기고한 글을 통해 당시의 사업번창에 대해 “하나님이 도와주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던 정 씨는 1993년 건군 이래 최대 방산비리인 ‘율곡비리’ 당시 차세대 구축함 사업과 관련해 전직 해군참모총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되면서 몰락의 길을 걷는 듯 했다.

하지만 출소 이후 잠수함 기자재 등을 수입하는 유비엠텍을 창업하며 화려한 재기에 성공했다. 유비엠텍은 박근혜 정부 첫 국방부장관으로 낙점받았던 김병관 후보자가 고문을 맡아 논란이 된 해당업체다.

정 씨는 무기중개업을 통해 축적한 재산을 바탕으로 한국해양전략연구소와 탈북자 지원사업 등을 펼치는 우양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을 맡아 활동영역 확대를 도모하기도 했다.

정 씨는 독일 방산업체들과의 오랜 파트너십 관계를 바탕으로 해군 209급(1200t급), 214급(1800t) 잠수함과 육군 K2 전차의 파워팩(엔진+변속기) 도입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수단은 잠수함 도입 사업을 독점해온 정 씨가 무기중개료로 받은 3000억원 가운데 1000억여원을 국외로 빼돌려 은닉한 혐의를 두고 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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