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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거일 신경숙 표절, “작가가 게을렀다고 생각”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소설가 복거일씨(69)가 신경숙의 표절 사태에 대해 “작가가 게을렀다고 생각한다”며 표절 문제를 좀 넓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일 광화문 한 음식점에서 가진 ‘역사 속의 나그네’(전6권. 문학과지성사)완간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신경숙 표절 사태’에 대해 “작가는 누구나 표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다만 “화학적 결합을 잘 해야 하는데 표절 혐의를 받았을 때 작가가 게을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표절을 막을 실질적인 대책으로 출판사 에디터의 역할을 강조하며, 신경숙씨의 경우 걸러졌어야 되지 않았나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경숙은 “훌륭한 작가”라며, “부끄럽고 후회되는 게 많겠지만 예술적 자양분으로 삼아 더 원숙한 작품으로 독자에게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문단권력에 대해서도 좀 다른 입장을 내놨다.
권력으로 바라보는 틀 자체를 별로 내키지 않는다고 전제 한 뒤, “권력이 있다면 휘두르는 사람 있어야 하는데. 문단에서 그런 사람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는 “훌륭한 작가 있으면 빼갈려고 경쟁하는데 그건 당연한 것”이라며, 시장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문단에 시장경제 신호탄을 쏘아올린게 신경숙이에요. 당시 문단에서 신경숙에게 선인세 거금 주고 스카웃해갔다는 말이 돌았어요, 문학과지성사가 경악했죠. 우리가 키운 작가를 데려가냐면서요. 제가 그랬어요 이게 제대로 가는 거다라고요.”

2012년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치료를 거부한 채 일상적인 생활을 하며 의욕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겉으론 건강해 보였다.그는 건강상태에 대해 ”증상이 좋지 않지만 살살 달래가면서 글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신경안쓰고 담담하게 지낼 수 있다고 했다.

이번에 완간된 ’역사 속의 나그네‘는 1991년 세권으로 출간돼 중단된 것을 나머지 세권을 더해 마무리한 것이다. 그는 2013년 1년간 세권을 썼을 정도로 왕성한 필력을 보였다.

그는 간암말기란 얘길 듣고 떠오른 생각이 “그럼 ‘역사 속의 나그네’는 어떡하지”였다며, ”후속편을 쓰지 못해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독자들을 잃은 아픔이 내가 의식했던 것보다 훨씬 깊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털어놨다.

지적무협소설이라 이름붙인 ’역사 속의 나그네‘는 2070년대의 사회에서 5백 년 전 16세기 말엽의 사회로 시간여행을 한 사람의 이야기다. 주인공 이언오는 26세기에서 날아온 시낭 ‘가마우지’를 타고 다시 백악기 탐험을 떠났다가 16세기 조선사회에 좌초해 살아간다. 그는 민가에서 사람들의 도움을 얻으며 자신이 갖고 있는 의학적, 기술적 지식으로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게 된다, 종국에는 반란군을 이끌고 군사를 조직해 반상의 평등과 남녀의 평등을 이루며 당시 사람들이 꿈꿀 수 없는 이상사회를 만들게 된다.

소설에는 그가 평생 주장해온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이상이 들어있다. 모든 사람이 자유와 평등을 누리는 사회다.

‘역사 속의 나그네’에 심혈을 기울인 것도 현대 지식으로 중세사회를 발전시키는 주인공의 모습을 따라가노라면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의 정설인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옹호하게 되리라는데 있었다

소설은 또한 그의 지론인 지식의 중요성을 그 자체로 형상화한 것이기도 하다. 그는 ’“역사 속의 나그네‘가 세상에 여흥을 주는 소설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램을 비쳤다.
/meelee@heraldo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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