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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디폴트'] 구제금융안‘세기의 대결’…치프라스 vs 메르켈, 승자는?
‘코너몰린’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부채상환 앞두고 3차 구제금융안 제안
국제채권단, 수용 여부에 정치생명 달려

‘여유있는’ 메르켈 독일 총리
투표이전엔 새협상 논의 안한다 거절
그리스 충격흡수…유로존 영향없을것



유복한 사회주의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동독출신 보수주의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간 대결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 15억유로 부채상환 만료를 불과 몇시간 앞두고 새로운(3차) 구제금융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치프라스 총리의 이 제안에는 유럽중앙은행(ECB), IMF 등 국제채권단이 요구한 긴축재정안을 수용할 지 말지에 대해선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 날 자신의 마지막 노력을 성명을 통해 알렸다. 오는 5일 채권단 긴축재정안 국민투표를 앞둔 ‘정치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태도였다.

정치 풋내기의 속셈을 단박에 꿰뚫어 본 건 노련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였다. 메르켈 총리는 “국민투표이전에 독일은 어떠한 새 협상안도 논의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는 30일 독일 국회의원들을 만나 “오늘 그리스 사태에 새로운 일이 없을 것”이라며, 1일 IMF의 ‘채무불이행’ 공표를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리스 사태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끼칠 영향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여유까지 보였다.

메르켈 총리는 앞서 “단기적으론 한발짝 물러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고통을 받기 때문에 우리가 싸우는 것”이라며 ‘원칙’을 고수하기도 했다.

독일은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가다. 총 682억유로를 빌려줬다. 이는 프랑스(438억유로), 이탈리아(384억유로), 스페인(250억유로), IMF(214억유로), ECB(181억유로) 보다 훨씬 크다.

지난 5개월간 그리스와 채권단간의 협상 링 위에서 40세의 신임 치프라스 총리는 재임 11년차의 메르켈 총리와 여러 차례 공수 자세를 바꿔왔다.

치프라스 총리는 메르켈 총리에게 거액의 2차세계대전 전쟁배상금을 갚으라고 몰아붙여 침묵하게 했다. 그는 그리스 인권을 무시한 과도한 긴축이란 여론을 형성해 ‘21세기 자본론’의 토마 피케티도 우군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코너에 몰린 쪽은 치프라스 총리다. 지난 1월 호기롭게 취임한 좌파 총리는 5일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취임 6개월만에 직에서 물러나야할 처지에 몰렸다. 반대 표는 곧 그렉시트(유로존 탈퇴)를 의미해, 드라크마화로 회귀를 두려워하는 그리스인들은 ‘찬성’에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메르켈 총리가 협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는 이유다.

더구나 그리스 경제가 유로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로 미미하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에 새 정부와 의회가 들어서면 재협상하는 게 차라리 속 편하다. 실제 철의 여제 앞에서 최근 5년간 3명의 그리스 총리가 단명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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