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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네시아도 경제위기 오나…외화사용 금지에 물가급등 우려
인도네시아가 루피아화의 지속적인 가치 하락에 제동을 걸기 위해 국내 거래에서 달러 등 외국 화폐의 사용을 금지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 등의 현상도 뚜렷해 경제 위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일(현지시간)부터 인도네시아 국내의 모든 물건과 서비스의 가격들도 모두 루피아화로만 표기해야 한다고 이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은행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달러를 포함한 여타 외화에 대한 루피아화의 의존도를 낮추고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내에서 루피아화 외의 통화로 이뤄지는 거래액만 한 해 730억달러(약 81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반해 루피아화는 그간 계속해서 경쟁력을 잃어 왔다. 1990년대 말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신뢰도가 추락한 루피아화는 올해 달러 대비 7%가량 평가절하돼 아시아 통화 중 가장 불안정한 통화 중 하나라는 오명을 얻었다.

이 같은 조치에 기업들은 당장 가격인상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급격히 떨어진 루피아화의 가치가 폭락할 경우에 대비해 가격을 올려둬야 위기상황에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건 뿐만 아니라 서비스 가격 또한 루피아화로 표기하고 거래해야 하는 만큼 이번 조치의 파급 효과는 숙박업이나 임대, 법률 자문, 보험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예컨대 80%가 달러화로 지불돼 왔던 사무실 임대료도 루피화로 바뀌면서 크게 오를 수 있다.

불확실성이 증대돼고 물가가 상승하면 자연스레 소비 위축 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이미 동력을 잃은 인도네시아 경기는 한층 더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은 5년 만의 최저치인 5%를 기록했다. 그렉시트가 일어나면 말레이시아와 함께 아시아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국가도 인도네시아다.

정책 시행에 대한 불만도 크다. 지난 4월 처음 언급된 조치가 7월 바로 효력을 발휘하자 기업들은 이에 대비해 회계 시스템 등을 바로 잡을 충분한 시간도 없었다며 울상이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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