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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뮤지컬 '체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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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민은경 기자

[헤럴드 리뷰스타=전윤희 기자] 뮤지컬 ‘체스’엔 ‘체스’가 없다.

초연 30년 만에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체스’는 세계 체스 챔피언십에서 만난 러시아 체스 챔피언 아나톨리 세르기예프스키와 미국 체스 챔피언 프레디 트럼퍼의 경쟁, 프레디의 조수 플로렌스와 아나톨리의 사랑 등 냉전의 영향 아래 체스를 둘러싼 인물들이 벌이는 배신, 야망,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뮤지컬 ‘체스’는 팀 라이스가 무려 6년에 걸쳐 작업한, 그야말로 팀 라이스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1984년 콘셉트 앨범이 먼저 발매된 후 1986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되었고 이번 공연은 30년 만에 아시아 초연으로 기대가 컸다.

허나 막상 막이 오른 ‘체스’는 기대보다 실망을 남겼다. 긴장감 넘치는 ‘체스’게임도, 또 절절한 러브스토리도 없다.

뮤지컬 ‘체스’는 이념으로 극명히 갈린 미국과 러시아의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이 냉전 시기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마치 흑과 백으로 나뉜 ‘체스’로 은유하고 있으나 뮤지컬 ‘체스’엔 아이러니하게도 ‘체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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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민은경 기자

제목뿐만 아니라 포스터에서도, 무대에서도 ‘체스’를 둘러싼 치열한 전개가 펼쳐질 거라 예상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체스’는 러브스토리를 위한 바탕일 뿐 ‘체스’를 하는 모습조차 제대로 등장하지 않는다.

극 초반 앙상블 배우들이 무대에 커다란 체스말을 들고 등장해 ‘체스’ 하는 모습을 그리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으나 초반과 극 후반에 한 번 씩 등장할 뿐이다.

뮤지컬 ‘체스’의 중심 이야기는 냉전시기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속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아나톨리와 플로렌스의 러브스토리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같은 편에 설 수 없는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가 그려지는 과정이 참신하거나 개연성이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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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민은경 기자

러시아 사회주의 체제 안에서 자유를 갈망하지만 조국을 위해 ‘체스’를 해야만 했던 아나톨리와 ‘체스’만이 자유였던 프레디의 대결 또한 승패에 초점을 맞추며 과정을 보여주지 않는다. 때문에 긴장감 넘쳐야 할 아나톨리와 프레디의 ‘체스’ 대결은 지루해져버렸다.

맞지 않은 듯한 옷을 입은 아나톨리 역의 조권·키·신우(B1A4)·켄(빅스)도 아쉬운 요소. 조권과 키 같은 경우 이미 여러 차례 뮤지컬을 경험하며 호평 받았고, 첫 뮤지컬에 도전하는 신우와 켄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극 중 30~40대의 아나톨리를 그리기엔 어색하다. 프레디(신성우·이건명 분)와 날 선 대립을 이어가야하는데, 팽팽한 대립을 그리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한편 뮤지컬 ‘체스’는 6월 19일부터 7월 1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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